12.15~16 페루여행 2,3일차 in 잉카 정글 트레일
12.22 저녁 페루 리마 공항에서 작성
페루, 아니 남미하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유적이자 나에겐 남미여행의 마지막 하이라이트가 될 마추피추Machu Picchu를 만나기 위해 3박4일간의 ‘잉카 정글 트레일Inca Jungle Trail’을
떠났다. 마추피추가 쿠스코에 바로 붙어있을 줄 알았는데, 떨어져있는
데다가 생각보다 가는방법이 복잡다양해서 나름대로 정리한 것을 우선 적어본다.
*(여행정보)쿠스코에서 마추피추 가는 법
어떤 방법으로 가던 마추피추는 아구아스 깔리엔떼스Aguas
Calientes라는 마을에서 버스(30분)나
도보(1시간 30분)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잉카트레일 제외) 쿠스코에서 마추피추를
가는 방법은 곧 쿠스코에서 아구아스 깔리엔떼스까지 가는 방법과 같은 의미이다.

1.
기차로 당일치기 or 1박2일 왕복 (약 20~30만원)
가장 편한 방법이자
가장 비싼 방법. 쿠스코에서 오얀따이땀보라는 마을로 이동해(1시간정도) 거기서 기차를 타고 아구아스 깔리엔떼스로 이동해 마추피추를 보는 루트다. 당일치기를
하면 쿠스코에서 아침일찍 출발해 낮에 마추피추를 보고 돌아오고, 1박2일을
하면 첫날 아구아스 깔리엔떼스로 이동해 하루 자고 마추피추에서 일출을 본다는 점이 차이인 것 같다.
이 방법의 제일 큰 문제는 말도 안 되는
기차값. 1시간 반 타는데 편도가 50~100달러나 하는
기차 덕분에 왕복+마추피추입장료+가이드 등등 합치면 다녀오는데
인당 20~30만원정도로, 1박2일 투어가 3박4일 투어보다
비싼 엽기적인 가격을 볼 수 있다. 높은 가격의 비결(?)은
바로 지형 때문. 오얀따이땀보와 아구아스 깔리엔떼스는 깊은 협곡으로 이어져있는데, 두 도시 사이에 철도만 깔아놓고 차를 타면 4시간이나 걸려 산을
돌아가게 만들어 놓았다(지도 참고. 심지어 아구아스 깔리엔떼스까지
차가 바로 들어가지도 못해서 중간에 내려 두세 시간을 더 걷거나 기차를 또 타야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관광객들로부터 돈을 뜯어내려는(?) 페루 정부의 계략이 틀림없다.
2.
버스타고 1박2일
왕복 (약 10~12만원)
비싼
기차를 타기 싫고, 오래 걷는데 문제가 없고, 마추피추만
보고싶다면 제일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첫 날 미니버스를 타고 산을 돌아 아구아스 깔리엔테스까지 이동하고, 둘째 날 아침 마추피추를 본 뒤 돌아오는 루트.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동+숙식+입장료 포함)이지만, 왕복시간이 12시간도
넘는다. 물론 첫날 버스타고 가서 둘째 날 기차를 타고 오는 것도 가능.
3.
걸어가기: 잉카 트레일 (60만원 이상)
마추피추로 가는
과정에서 조금 더 즐기고(혹은 고생하고) 싶은 사람은 걸어가는
방법을 택한다. 물론 쿠스코에서 전부 걸어가는 것은 아니고 버스를 타고 가다가 중간의 한 지점에 내려
걸어서 마추피추까지 가는 것이다. 걸어가는 길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제일 유명한 길이 바로 잉카
트레일Inca Trail이다. 론리플래닛에 따로 섹션이 있을
정도로 남미에서 가장 유명한 걷기코스인 잉카 트레일은 고대 잉카인들이 만들어놓은 길 그대로 잉카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아구아스 깔리엔떼스에서 가는 길이 아닌 실제 잉카인들이 쓰던 길로 마추피추로 들어간다고 한다. 페루 정부에서 유적 보존을 위해 하루 입장인원을 500명으로 제한시켜놓는
바람에 캠핑투어임에도 가격이 엄청나게 비쌀 뿐만 아니라 (처음에 가격을 알아봤을 때 내 눈을 의심했다) 5~6개월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4.
걸어가기: 살칸타이 or 잉카 정글 트레일 (15~20만원)
마추피추까지 걸어가곤 싶지만 잉카 트레일은 비싸고 자리가 없어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짝퉁 루트(?)가 바로 살칸타이Salkantay와 잉카 정글 트레일Inca Jungle Trail이다. 살칸타이루트는 살칸타이라는 6000m가 넘는 높은 봉우리를 돌아 4박5일을 걷는 캠핑코스로, 트레킹 난이도로만 보면 잉카트레일보다 한 수
위인 것 같다. 잉카 정글 트레일은 자전거 + 래프팅 + 짚라인 + 트레킹을 합친 일종의 복합(?)코스라고 할 수 있고, 3박4일
동안 걷는 시간은 적은 대신 이런저런 액티비티를 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네가지가 대표적이지만, 이 외에도 마추피추 가는 방법은 더 많으니 각자 취향에 맞춰 선택하면 될 것
같다..
내가 선택한 루트는
잉카 정글 트레일인데, 그 이유는 시간이 여유로운 나에겐 정글 트레일이 돈도 절약하고 트레킹도 하고
자전거도 탈 수 있는 매력적인 코스였기 떄문이다. 파타고니아를 안 갔다면 고생해서 살칸타이를 갔겠지만, 4박5일 동안 고난의 행군(?)을
또 하고싶은 생각은 없었다..
잉카 정글 트레일을
하는 회사도 워낙 많아서, 가격도 처음엔 250달러에서 시작했지만
발품을 팔아 195달러까지 깎을 수 있었다. (숙식 + 마추피추 입장료 + 와이나픽추 입장료 + 돌아오는 기차티켓포함, 래프팅과 짚라인 제외) 난 학생이라 마추피추 입장료에서 20달러를 더 할인 받아서 175달러! 3박4일 동안
이 정도 가격이면 아주 괜찮은 가격이라 예약하고 나서 괜히 혼자 뿌듯해했다. 물론 돈을 더 내면 좀
더 좋은 음식과 숙박이 나오겠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아침에 픽업 기다리는
중.. 7시 반에
오기로 한 차가 8시가
넘어서야 도착해서, 아침일찍 준비한 게 헛수고가 되어버렸다.
3박4일 동안의 대략적인 일정을 설명하자면 첫날은 자전거를 타고 (저녁에
래프팅 옵션), 둘째 날은 8시간 정도 걷기만 하고, 셋째 날은 오전에 짚라인을 탄 다음 (역시 옵션) 오후엔 걸어서 아구아스 깔리엔떼스에 도착해서 마지막 날 마추피추를 보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것저것 할 수 있어서 아주 대만족이었던 투어! 블로그를 찾아보니 한국사람들이
많이 하지는 않는 것 같은데 시간여유가 있다면 꼭 한번 해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픽업차량에 첫날
탈 자전거가 실려 있다. 데스로드를 생각나게 하는 자전거들..
잉카 정글 트레일의
첫날 코스는 데스로드랑 비슷하게 4000m가 넘는 고지대에서 계속 내리막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1500m까지 내려가기만 하는 것이다. 데스로드와 다른 점은 전부
포장도로라 좀 더 편하고 속도도 낼 수 있다는 것.

쿠스코를 떠나 여러 마을을 거쳐 세 시간정도 이동..

자전거를 타고 야심차게 출발했는데, 아침부터 날씨가 심상치
않더니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ㅠㅠ 아직 도로에 적응도 안됐고 고지대라 온도도 낮은데 비까지 오니, 처음 30분 동안은 진짜 데스로드보다 더 무서웠다. 팔다리는 으슬으슬하고 안경에 물 묻어서 멀리 보이지도 않는데 갑자기 반대편 차선에서 옵티머스 프라임 같은 거대한
트레일러라도 튀어나오면 공포영화가 따로 없다.. 물론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겠지만
또 다른 의미의 데스로드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한 시간 정도 내려오니 비도 그치고 날씨도 저 지대라 따뜻해져서 세 시간 동안은 진짜 재밌게
자전거를 탔다. 속도도 빠른데다가 코너가 많아서 오락실에 있는 오토바이 게임하는 기분! 가이드도 데스로드랑 다르게 도로가 안전해서 그런지 빨리 내려가는 사람 안 잡고 그냥 가게 두어서 나중엔 일행들끼리
서로 무언의 경쟁을 하면서까지 달렸다ㅋㅋ 서로 추월하고 추월당하고..

그렇게 오후 세시쯤
산타 마리아(산타 테레사인지 마리아인지 헷갈린다) 마을에
도착!

이건 점심이다. 약간 양이 적지만 그냥 먹을만함..
점심을 먹고나서
네 시에 래프팅 할 사람은 가고 안 갈 사람은 쉬는 게 공식적인 일정이었는데, 래프팅을 안 하면 작은
마을에서 아무것도 할 게 없어서 결국 30달러를 내고 래프팅을 가기로 했다..이건 거의 반강제로 래프팅을 하는 기분.
래프팅은 솔직히
우리나라에 있는 래프팅이랑 비슷하거나 그 아래여서 실망스러웠다. 래프팅보다 좋았던 건 래프팅 중간에
강가에 내려서 야생 망고를 따먹은 것 ㅋㅋ 이쪽은 아마존과 비슷한 정글 지역이라 망고나무가 자라서 망고를 직접 따먹을 수 있었는데, 잘 익은 망고는 진짜 신맛이나 비린 맛이 하나도 안 나고 너무 맛있어서 한
10개는 먹은 것 같다. (망고는 우리나라 자두 사이즈)
망고말고도 래프팅에서
뜻하지 않게 만난 것이 하나 더 있었는데, 바로 모기였다. -.- 그것도
지금까지의 나의 모기에 대한 인식을 모두 바꿔놓은 센세이셔널한 아마존 모기. 처음에 가이드가 모기조심하라고
했을 때 모기가 물어봤자 얼마나 물겠어~ 하고 모기퇴치제 하나 사놓고서 안바르고 래프팅을 갔는데, 래프팅 준비하는 시간 20분만에 이런 처참한 모습이 되었다..

파리보다 작은
이놈의 정글 모기는 소리도 없어서 물리고 나서야 물린 걸 알게 되는데, 독이 있는지 물린지 2~3일 지나면 붓기 시작해서 엄청나게 가렵다ㅜㅜ 물린 지 일주일 지난 지금도 다리 긁어가면서 글 쓰는 중.. 래프팅 이후로 교훈을 얻어서 팔은 아예 토시로 가리고 나머지는 모기퇴치제
+ 벌레물린데 바르는 약으로 완전 중무장하면서 다녔다. 정글에 대한 로망이 모기 때문에
한 순간에 산산조각 나버림.. 역시 이상과 현실을 다르다는 걸 여기서 또 한번 느낀다.
어쨌든 래프팅까지
끝나고 첫 날은 무사히 마무리!

둘째 날 아침. 우리 일행은 나, 한국인 부부, 독일인
여자 둘, 덴마크 남자 하나 총 여섯 명인데, 첫 날은 말도
없고 어색했지만 둘째 날부터는 말도 나누고 조금씩 친해지기 시작했다. (한국인 부부는 영어를 잘 못하셔서
많이 못 친해짐) 그리고 다른 그룹 사람들과도 3박4일 내내 같은 일정을 함께하기 때문에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독일인 마리Marie와 말린Maline은 세계여행 중인데, 나랑 루트가 거의 비슷해서 여행얘기를 많이 했다. 이 친구들은 8월말에 독일에서 아프리카로 떠나서 내가 갔던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남아프리카 투어를 했고, 브라질에서 시작한 3개월간의 남미여행이 끝나면 일본을 거쳐 인도로
간다고 한다. 덴마크 친구 프레더릭Frederik은 엄청
놀 것 같이 생겼는데 알고보니 고등학교때 국제물리올림피아드도 나가고 현재 의대생인 수재.
안타깝게도 말린은 둘째 날 중간부터 아파서 함께 하지 못했다. 금방
나아서 셋째날부터 같이 다닐 줄 알았는데 이유가 뭔지 더 상태가 나빠져서 첫날만 보고 그 이후로는 못 만남..

아침을 먹고 드디어
둘째 날 일정 시작! 개인적으로 마추피추를 뺴면 이 둘째날이 투어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하는데, 왜냐면 걷는 길에서 만나는 경치도 멋질 뿐 아니라 걷기만 하지 않고 중간중간에 쉬면서 정글의 생태나 페루의
문화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머리 속을 새로운 지식으로 꽉꽉 채워 넣었던
둘째 날 코스였다.

정글의 아침. 이번 여행에서는 아마존을 포기해서 정글을 못 갈 줄 알았는데, 여기서
뜻하지 않게 정글을 만나게 되어서 너무 좋다. 잉카 정글 트레일이 이름만 정글을 붙인 줄 알았더니 정말
정글이었다니! 이 지역이 아마존의 발원지 중 하나에 해당하기 때문에 넓게 보면 아마존 정글이라고도 볼
수 있다.
우기의 시작인 12월이라 아침엔 구름이 끼고, 낮에 잠깐 맑았다가 오후와 저녁엔 비가 오는 날씨가 내내 반복되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갔다 하는 날씨.

트레킹의 시작은
치챠Chicha라는 전통 술이었다. 옥수수로 만든 곡주인데, 색은 막걸리같지만 맛과 향은 훨씬 독한 페루의 전통주이다. 건물에
저렇게 빨간 공(?)이 달려 있으면 치챠를 파는 곳이라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한다고 가이드가 설명해 주었다.

왼쪽부터 라임,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나무 (맞나?) 모르고 지나가면 그냥 정글에 있는 나무일텐데, 가이드가 설명해 준 덕분에 각각의 나무가 어떻게 다르고 어떤 열매가 나는지 알 수 있었고 망고는 제철이라 틈틈이
따먹었다. 우리 가이드 레네이Renee는 말 수도 많고 친절해서 3박4일동안 이것저것 많이 듣고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바나나 나무.

이곳 농민들의 중요한 생계수단이요 이 지역 최고의 스타인 코카 잎. 이 작은 잎들로 인해 생긴 수많은 일들을 생각하면 결코 우습게 볼 수 없다.
(자세한 코카 잎 얘기는 볼리비아 라 파즈 편 참고) 코카 잎은 따서 팔고 코카 열매는
쓸모가 없어서 버린다고 한다.

정글 속을 걷기도
하고, 이렇게 절벽에 난 좁은 길을 따라 걷기도 한다.

레네이가 길을
걷다가 잠깐 멈추더니, 이상한 열매를 따서 얼굴에 각자 페이스페인팅을 해 주었다. 웃긴 모양으로도 그려서 서로 얼굴 보면서 빵빵 터짐 ㅋㅋ


얘는 중간에 쉬는
데서 만난 똑똑한 원숭이. 혼자서 물병도 열어서 먹고 사람 주머니 열어서 돈도 가져갈 줄 안다.. 바나나는 질려서 과자만 먹는다는 특이한 놈.

커피 만드는 기계, 유기농 커피도 이 지역 농민들의
중요한 생계수단이라고 한다. 커피 만드는 법을 설명해주고 커피도 직접 파는데, 이렇게 단순히 여행사만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같이 잘 살아갈 수 있는 투어를 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 누가 기획했는지 좋은 취지에서 참 잘 만든 투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쉼터에서 만난 기니피그와 비버의 교배종. 징그러우면서도
귀여운 이상한 동물이다. 이 쉼터에서는 오랫동안 쉬면서 페루 전통 옷도 입어보고 전통 문화에 대한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페루 전통복이라고 해서 멋진 판초에 모자를 기대했는데..

?! (왼쪽에서 두 번째가 나)

음 이게 아닌데..
왠지 모르겠지만 판초는 결혼한 남자만 입고, 총각은 털망토에
이상한 레슬링선수 같은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한다.

여기선 뱀술도 마신다! 우리나라랑 비슷하게 생겼고
맛도 비슷한데, 우리나라와 달리 독이 있는 뱀은 안 쓴다고 한다.

커피, 카카오, 그리고
각종 풀들. 커피가 볶기 전후에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카카오
콩과 초콜렛이 어떻게 다른지 직접 보고, 만지고, 맛볼 수
있다. 카카오 콩을 간식으로 팔기도 하는데 진짜 쓰고 맛이 없다. 내가
알던 초콜렛 단맛은 카카오가 아니라 설탕이랑 우유 맛이었다니..

말린 코카 잎. 코카 잎을 씹어서 볼에 물고 있으면
각성효과에 칼로리 보충까지 되어서 옛날 광산 노동자들은 하루에 한끼만 먹고 코카잎을 하루 종일 달고 살았다고 한다. 우리도 트레킹의 피로를 잊기 위해 한 움큼씩 씹기 시작했지만 쓴 맛만 입 안에 한가득…

계속되는 레네이의
설명. 이번엔 잉카제국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것이다. 저
그림은 잉카제국의 세계관을 나타낸 그림. 잉카인들은 수도 쿠스코를 중심으로 세계를 네 구역으로 나누었고, 넓은 제국을 다스리기 위해 20000km (4만?)가 넘는 길을 닦았는데, 그게 바로 잉카 트레일이다. 마추피추로 가는 길에 있는 잉카 트레일은 수많은 잉카 트레일 중 하나인 셈.
그리고 잉카라는 말은 사실 ‘왕’을 의미하는 것이고, 실제 제국 이름은
잉카제국이 아닌 다른 것이었다고 한다.
잉카 사람들은
또한 삶을 태어나기 전, 사는 동안, 삶 이후로 나누어 생각했기
떄문에 삼분법적인사고를 많이 찾아 볼 수 있다고 한다. 태어나기 전은 뱀/작은 코카잎/땅 속/어머니와
대응되며, 사는 동안은 퓨마/중간 코카잎/땅 위, 그리고 삶 이후는 콘도르/큰
코카잎/하늘과 대응시켜 놓았다. 이런 세계관을 잘 표현한
것이 바로 아래 사진에 있는 목걸이. 가운데 있는 구멍이 세상의 중심인 쿠스코를 뜻한다. (설명을 듣고 맘에 들어서 바로 샀다) 또한 잉카 사람들은 밤하늘에
쿠스코의 머리 바로 위에 뜨는 오리온자리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오리온자리에 관한 표식들이 많다고도 한다.
여기에 잉카 사람들이
문자 없이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끈 묶기), 잉카인들이 왜
멸망했는지까지.. 한번에 너무 많은 것을 들어서 혼란스러울 정도였다.


알찬 설명을 다
듣고 기분좋게 다시 출발! 쉼터에서 마지막으로 마신 이 음료는 치챠 모라다Chicha Morada로, 아침에 먹은 치챠가 발효주였다면 이건 보라색
옥수수로 바로 만든 음료라 알코올이 없고 블루베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오묘한 맛을 낸다. 페루사람들의
국민음료!

얘는 중간에 또 들른 커피농장에서 만난 커피 마시는 앵무새. 오늘
별 특이한 동물들을 많이 만난다.

정글을 뚫고 어느정도
올라오니 이렇게 탁 트인 협곡의 전경이 보이고, 잉카 트레일의 한 부분과 만나게 된다.

이 길이 바로
잉카인들이 만든 잉카 트레일. 비록 우리가 갔던 길은 30분정도로
짧았지만 (3박4일 투어에서 가는 잉카 트레일과는 완전히
다른 길이다), 딱 30분만으로도 왜 사람들이 그렇게 잉카
트레일을 걷고 싶어하는지 알 수 있었다. 가파른 산에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만든 잉카인들의 발자취, 그리고 그 밑으로 펼쳐지는 협곡과 강. 멀리 보이는 설산까지, 걷는 것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잉카 트레일이었다. 어차피 걸어가는거
잉카 트레일이나 잉카 정글 트레일이나 비슷하지 않을까? 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내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잉카 트레일에서의 사진 몇 장.





야생 토마토.

네 시간이 넘는 산행 끝에 만난 점심은 생각보다 양이 너무 작아서.. 마음 같아선 두 그릇정도 더 시켜서 먹고 싶었다.

점심 먹고 해먹에서
잠깐 휴식. 양이 작아도 해먹이 있으니까 그나마 용서한다.. 여기선
다른 그룹에서 잉카 정글 트레일을 온 한국인 한살 위 형님을 한 분 만나서 한국어로 수다를 떨었다.

푹 쉰 뒤에 한시간
반 정도 걷고, ‘케이블 카’ 를 타고
계곡을 건너고 나니 (케이블 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허접한 이동수단이었다), 바로 오늘의 마지막 일정 온천!!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투어코스를 디자인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며 (8시간 트레킹 뒤에 온천이 나오게 하다니!) 바로
시원한 콜라 하나 사서 온천으로 다이빙~ 그렇게 한 시간도 넘게 온천에서 놀다가 숙소로 가서 저녁을
먹고 바로 뻗었다.
보고 듣고 배우고
느낀 게 너무나도 많아 길게 쓸 수밖에 없었던 잉카 정글 트레일의 첫날과 둘째 날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