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7 볼리비아 여행 1~3일차 in 우유니

12.9 저녁 우유니에서 라파즈로 넘어가는 버스 안에서 작성

 

볼리비아 남쪽, 해발 약 3600미터에 위치한 우유니 소금사막(Salar de Uyuni).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이 곳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신이 내린 선물 등등 온갖 극찬이 가득한 남미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이렇게 유명한 만큼 많은 기대를 하고 아따까마에서 우유니로 넘어가는 투어를 시작했다.

 

* (여행정보) 아따까마에서 우유니로 넘어가기

아따까마에서 우유니로 가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어느 하나가 낫다기보다 취향에 맞춰서 골라가면 되는 것 같다.

 

1. 23일 지프 투어

 아따까마에서 6인승 지프를 타고 23일동안 우유니로 가는 코스. 이틀동안 우유니 남서부의 사막과 호수들을 보고 셋째날 우유니 사막을 보는 코스로 우유니에서 출발하는 23일 투어랑 방향만 다르고 거의 비슷하다. 장점이라면 우유니를 보면서 이동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절약을 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돈이 비싸고 고도가 급격하게 올라가기 때문에 고산병으로 고생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가격대는 85000페소부터 100000페소까지.

론리플래닛에 추천되어있어서 서양인들은 많이 가는 것 같은데, 한국인들은 보통 루트가 우유니에서 아따까마로 가는 경우가 많고 넘어오더라도 깔라마에서 버스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2. 지프 다이렉트

 아따까마에서 바로 지프를 타고 우유니로 가는 코스. 별도로 있는 코스가 아니라 아따까마에서 우유니가는 23일 투어랑 같이 출발해서 국경을 넘고, 우유니에서 출발해 돌아가는 23일 지프로 갈아타서 가는 일정이다. 우유니 남서부지대에 관심이 없다면 지프로 가는 것도 한 방법. 가격대는 25000~30000페소 정도 하는 것 같고 여행사들을 돌면서 디렉토 있냐고 물어보고 다니면 된다. 지프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운이 필요한 듯.

 

3. 깔라마에서 우유니 직행버스 타기

 아따까마에서 두시간 거리에 있는 버스 중심지 깔라마Calama 에서 우유니로 가는 버스를 탈 수도 있다. 가격이 저렴한데 비해(얼마인지는 정확히 모름) 깔라마에서 새벽6에 버스가 출발하기 때문에 하루를 버릴 수 있고 전날 깔라마에서 하루 자야되는 등 시간여유가 필요하다. 아따까마에 있는 Atacama 2000회사에서는 일주일에 네번만 가는데 (아마 월,,,) 깔라마에만 오피스가 있는 Cruz del sur에서는 매일 출발한다고 한다.

 

 

 

나는 시간이 부족하고 + 어차피 23일 우유니 투어를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주저없이 1번을 선택했다. 우유니에서 출발하는 23일 투어가 더 싸긴 하지만 (700볼정도), 우유니까지 가는 비용을 생각하면 별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투어는 7 출발이었고, 마을에서 10분거리에 있는 칠레국경에서 출국 스탬프를 받은 뒤 한 시간 정도를 더 가서 볼리비아 국경에서 입국스탬프를 찍는다. 볼리비아 국경은 내가 본 국경 중에 제일 허름했다. 화장실 건물인 줄 알았는데 저게 국경사무소라니..

 


 

 

국경을 건너 6인승 지프로 갈아탄다. 우리와 3일을 함께한 지프와 가이드 미겔Miguel, 이번일정에는 나, 한국인 부부, 프랑스 커플, 그리고 브라질 교민인 한국인 형이 같이 다니게 되었다.

 


 

 

아따까마가 약 해발 2000미터였는데, 갑자기 4000미터까지 올라가니 슬슬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는 게 고산증 증세가 오는 것 같다. 가이드가 이렇게 코카잎을 씹으라고 나눠주는데, 코카잎을 씹으면 산소를 평소보다 많이 흡입하게 되어서 고산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맛은 녹차잎 씹는맛..

 

지프차는 이제 계속 4000~5000미터의 안데스 산맥 고원지대를 달리게 된다. 고산증이 워낙 복불복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첫 날 뒷목이 좀 아프고 약간 술취한 기분이 드는 약한(?) 증상 말고 큰 문제는 없었다. 같이 간 브라질 형님은 아예 첫날 아무것도 못하고 계속 누워만 계시고 한국인 부부도 계속 숨이 차고 머리가 아프셔서 고생 많이하셨다.


 

 

우유니로 가는 길에 첫 번째로 들린 곳은 라구나 블랑코Laguna Blanco. 흰색 호수라는 이름의 이 곳은 미네랄이 많아 호수가 하얗게 보이고 마치 우유니처럼 하늘이 호수에 비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우유니에서 본 하늘보다 훨씬 선명하게 비친 것 같다.

 


 


 

가는 길에 짧게 미니온천 체험도 하고,


 


 

간헐천도 들른다.

 

 

첫날 묵은 호스텔, 6 1실인데 정말 잠만 자는 곳.. 점심과 저녁이 생각보다 잘 나와서 좋았다. 볼리비아로 넘어오니 음식 맛이 약간 우리나라랑 더 가까워진 느낌

 

 

 

 

마지막으로 숙소 근처의 붉은색 호수로 가서 호수와 플라멩고들을 관찰했다. 아프리카에서 봤던 플라멩고들이 깜찍하게 느껴질 정도로 이 곳에는 엄청난 숫자의 플라멩고들이 서식하고 있었고, 붉은 호수와 붉고 하얀 플라멩고가 어우러져서 장관을 만들어낸다.

 

 

 

첫 날 투어를 끝낸 소감은 생각보다 여유로운 일정이네? 였다. 패키지 투어처럼 여러 중요 포인트를 빨리 찍으면서 다닐 줄 알았는데, 우리가 가이드보고 먼저 가자고 보챌 정도로 시간을 넉넉하게 준다.. 고산병에 적응하라고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빠듯하게 다닐 만큼 볼 게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둘째 날.

 

오늘도 역시 라군과 안데스 고원, 사막의 반복이다. 라군도 처음에는 엄청 멋있었는데 자꾸 보다보니 지루해져서..나중에는 미겔보고 10분만 보고 가면 안되냐고 투정까지 부림.

 

 

 

같은 코스를 운영하는 회사들이 많다. 식사와 숙소에서 차이가 나는 듯.

 


 

야마llama 발견! (라마 아님) 여기 오기 전까진 보기 힘들었는데 고지대에 오니 다양한 색깔의 야마들이 많다. 야생인 줄 알았는데 대부분 누군가의 소유물이라고.

 

 

 

아래는 사진 몇 장.

 

 

 

 

 

 

 

 

 

자연이 만들어 낸 풍경에 무감각해질 때쯤, 갑자기 사막 한가운데에 사람이 만들어낸 기찻길이 등장했다.

 

 

 

 

우유니와 다른 도시를 연결하는 열차인데, 요즘은 거의 사용되지 않아 일주일에 두번 정도만 운행한다고 한다. 남미를 다니면서 열차시스템이 버스에 비해 너무나 부실해서 항상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지형이 기차에 안 맞아서 일까 아니면 역사적/정치적인 문제일까?

 

 

오늘은 보름달이 뜬 날.

 

 

기대 이상의 소금호텔에서 저녁 만찬을 즐긴다. 우유니 사막 근처에는 소금호텔이라는 이름이 붙은 호텔이 10개정도 있는데, 그 중 진짜 모든 걸 소금으로 만든 호텔은 하나만 있는 것 같고 우리가 잤던 소금호텔은 시설을 전부 다 소금으로 만들진 않았다. (100% 소금호텔은 낭만은 있지만 엄청나게 춥다고 한다..)

 

 

 

어느 새 투어 셋째날.

 

우유니 사막 안에서의 일출을 감상하기 위해 네시 반에 일어나 다섯 시에 출발해야 했다. 신기하게도 아침에 빨리 일어날 일이 있으면 긴장해서 그런지 알람 없어도 저절로 일어나진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갈색 사막을 지나 드디어 우유니 소금사막 안으로 들어갔다 

 

 

우유니의 첫인상은 뭐랄까..사실 좀 실망스러웠다. 유명한 사진들처럼 물이 가득 차서 하늘이 땅에 비치는 우유니를 기대했는데, 눈 앞에 펼쳐진 건 건조한 흰색의 끝없는 소금사막뿐이었던 것이다ㅠㅠ 물론 끝없는 흰색의 지평선도 아름답지만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는 힘들었다.

 

 

 

 

 

사진 몇 장 찍고 다음 장소로 이동. 우유니 사막 자체가 우리나라의 한 도정도 되는 엄청난 크기이기 때문에, 하루종일 사막을 다니면서 주요 장소들을 들렀다.

 

먼저 간 곳은 우유니 사막 정 가운데 있는 . 평평한 사막 한가운데 이런 섬이 있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섬 위에서는 우유니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독특한 선인장들도 볼 수 있다. (어디서 온 선인장인지?) 섬 꼭대기에서 우유니를 둘러보며, 만약 우기에 와서 이 모든 곳이 물로 가득 차 있다면 엄청난 풍경일텐데..라고 아쉬워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그리고 미겔이 준 엄청나게 긴 자유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우유니에서 누구나 찍는다는 착시사진을 찍어보기로 했다. 쉽게 찍을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소품 선택부터 구도 잡기에 완벽한 사진을 찍기 위한 여러 번의 시행착오까지..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한 착시사진이었다. 장인정신과 팀워크를 발휘해 착시사진 찍기 성공! 소품이 많이 없는 게 아쉬울 뿐이었다.

 

 

 

 

 

 

 

 

 

 

같이 간 외국 친구들도 사진찍기에 정신이 없다. 서로 소품도 돌려가면서 쓰는 훈훈한 모습 ㅋㅋ 이렇게 쉽지 않은 사진찍기가 끝나고 이제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미겔 공책에 그려진 지우 ㅋㅋ 미겔은 일본인인줄 알았다는데 한국사람이라고 정정해 줬다. 어떻게 최지우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까??

 

 

 

소금 호텔과 그 앞에 있는 각국 국기들.

 

 

다카르 팻말. 그 유명한 다카르 랠리가 여기서도 열리는지, 마을 곳곳에서 다카르 랠리의 마크를 찾아볼 수 있었다.

 

 

 

 

기차무덤(오래된 기차를 모아놓은 곳) 에서 찍은 사진. 누가 기차에 상대성이론 공식을 적어놓았을까?

 

 

투어를 함께한 네 명의 한국인들.

 

 

  마지막으로 기념품 시장에 들러 기념품을 보고 점심을 먹은 후 두시 반쯤 우유니 마을에 도착. 예전엔 광산이나 소금으로 먹고살았는데 15년 전부터 관광이 활성화되더니 지금은 관광이 주가 된 작은 마을이다.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을 먹고 푹 쉬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우유니를 보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다. 일기예보를 보니 비는 안오고, 가이드한테 물어보니 절대 비가 안 올 거라고 하니.. 우유니와는 이번엔 인연이 없구나 하고 다음 도시로 이동하기 위해 표를 끊었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으니.. 반전 얘기는 다음 글에서!

 

Posted by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