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타이완 여행 9일차 in 르웨이탄
3.10 아리산 찻집에서 작성
아침 일찍 일어나 르웨이탄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르웨이탄(일월담, 日月潭)은 타이완 중부 산간지대에 있는 두 개의 이어진 호수로, 가이드북에 의하면 ‘하늘이 내린 천혜의 비경’이라고 극찬이 되어 있어서 한 번 가봐야겠다 마음먹었다. 산골에 있어서 그런지 버스로 4시간 가까이 가야 해서 그냥 푹 자면서 갔다.
단테 커피에서 먹은 아침. 커피숍에서 이런 것도 판다
그렇게 두 시쯤 도착한 르웨이탄은 내 생각엔 한적하고 여유로운 느낌의 시골마을일 줄 알았지만, 단체관광객들과 관광호텔 그리고 호객꾼들이 넘쳐나는 대형 관광지였다.. 호수를 감상하며 유유자적하면서 쉬려고 했던 나의 계획은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하긴 타이완에 처음 오는 나도 여기까지 왔는데 소문 듣고 찾아오는 사람이 여간 많을까. 게다가 내가 미리 예약하고 온 호텔(Tanxiang Resort)은 사진에서는 호수가 보이는 고급 호텔이었지만, 실제 가 보니…
??
사진을 속여도 이렇게 속일 수가 있나.. 하긴 우리 돈 5만원밖에 안 주고 (이것도 관광지라 많이 낸 돈이지만) 좋은 곳에서 자려는 게 무리한 기대였을 것이다. 안에 들어가니 불친절한 호텔 매니저에, 예약 안하고 오면 1300원인데 예약하고 오니 예약사이트 수수료까지 합쳐 1350원을 내라는 황당한 요금체계에, 돈을 내고 나니 예약수수료 벌려고 예약사이트에서 내 예약을 취소시켜버리는 행동까지..;; 호텔매니저가 자꾸 배 표까지 사라고 강요해서 짜증나서 안 살까 하다가..싸서 그냥 샀다. 부킹닷컴에 불량숙소로 신고해야지
그래서 얼떨결에 배를 타고 호수를 둘러보게 되었다. 호수변의 세 마을을 왕복하는 배 편은 공식가격은 하루에 300원(한국 돈 11000원 정도)으로 정해놓은 듯 하지만, 같은 노선을 10개도 넘는 회사가 운행하기 때문에 다들 호텔과 연계해 암암리에 할인가로 판매하고 있었다. 나도 100원만 주고 샀으니 제 가격 주고 사는 사람만 바보인 셈.
천혜의 비경이 뭔지 한 번 감상해보자! 하고 당당하게 배 타는 곳으로 걸어갔는데 이게 웬 걸, 안개가 짙어 아무것도 안 보인다…오늘은 여러 가지로 안 되는 날이구나 싶어 빨리 둘러보고 호텔 앞 스타벅스에서 블로그나 쓰고 싶었다.
호수변의 다른 마을들도 길거리음식점들이 많았고, 특히 대나무에 떡을 둘러서 구워 파는 집은 티비에 나왔는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줄 서있는 곳에는 같이 줄을 서라는 격언에 따라 하나 먹어봤지만..그저 그런 맛.
마을들을 둘러보면서 놀란 것 중 하나는 관광안내센터가 여기도 으리으리하게 크다는 것이었다. 타이베이 교외 도시들도 그랬지만 관광안내센터가 눈에 띌 정도로 큰데, 특히 르웨이탄의 수이셔 안내센터는 무려 지하1층 지상3층이나 되었다.. 지하에 자전거대여소가 있고, 2층 3층에는 카페와 지역특산품 판매점이 있을 정도. 필요보다 크게 지어 공간이 남아돈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타이완정부에서 확실히 관광을 많이 지원해준다는 걸 다시 느낀다.
돌아오는 길. 역시 안갯속..
날씨에 실망하고 호텔로 돌아와 저녁으로 대만 컵라면을 먹어보았다. 세븐일레븐에서는 라인과 제휴해 뭔가 이벤트를 하는 중. 저 캐릭터들 네이버 블로그에서 많이 보던 것들인데..여기서 이렇게 만나다니 신기하다.
신라면을 팔길래 먹어볼까 하다가 우육면 컵라면에 도전해봤고, 소스도 알차고 고기도 있어서 괜찮은 맛이었다. 오랜만에 스타벅스에서 카페인 섭취하고 여유롭게 컴퓨터하면서 하루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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