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5 Taiwan2015. 3. 8. 22:29

 

3.5 타이완 여행 6일차 in 스펀

3.7 타이베이 용캉지에 카페에서 작성

 

몸이 아프면 여행이 완전 망가진다는 걸 제대로 체험한 하루였다. 새벽 네 시에 갑자기 잠이 깨 몸이 이상해서 화장실로 달려가서 설사를 하기 시작했다.. 아마 전날 먹은 만두가 원인인 것 같다. 만두에 처음 먹어보는 이상한 야채가 들어있었는데 그것 때문인가보다. 아침에도 설사를 하고 나니 온 몸에 힘이 없었다. 나름 여행경험이 쌓여 정신력에는 자신 있다고 생각했지만, 몸이 아프니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나더라. 세계여행 할 때 인도에서 한번 물갈이 한 것 빼곤 크게 아픈 적 없었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느꼈다. 돌아오는 비행기표 바꿀까 진지하게 고민할 정도였으니..

 

 

 

 

이쯤 되면 일정 취소하고 숙소에서 푹 쉬어야겠지만, 오늘이 바로 정월대보름이 때문에 천등축제를 보러 스펀으로 가야했다. 약먹고 좀 지나면 나을 설사 때문에 두번다시 오지 않을 천등축제를 놓칠 수야 없지 하면서 약국에서 약을 사 먹고 스펀으로 기차를 타고 향했다. 스펀에는 숙소가 없었기 때문에 근처의 또 다른 유명관광지 지우펀에 숙소를 잡기 위해 먼저 들렀다. 지우펀에 대한 소개는 다음 편에서 하기로 하고, 일단 숙소를 잡은 뒤 핑시를 타고 나왔다. 루이팡역을 기준으로 버스를 타고 바다쪽으로 가면 지우펀과 진과스가 있고, 핑시선 기차를 타고 산쪽으로 올라가면 스펀, 핑시, 후통 같은 핑시선 마을들이 있기 때문에 묶어서 여행하기 좋다.

 

 

 

 스펀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평일이고 행사가 시작하기 너댓시간 전인데도 기차는 사람들로 만원이었고, 역 직원들은 대목(?)을 맞아 분주하게 스펀으로 사람을 실어 나를 버스를 위한 대기줄을 만들고 있었다

 

 

  핑시선 기차에는 스펀 말고도 후통, 핑시 등 여러 작은 마을들이 있는데, 다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 후통에만 잠시 들렀다. 작은 산골마을에서 길고양이들을 하나둘씩 받다보니 고양이 마을로 유명해져버린 이 곳은 소문대로 많은 고양이들과 고양이를 테마로 한 기념품 상점 및 카페들이 있었다. 사람들은 다 스펀으로 가는지 여기는 조용해서, 고양이들과 사진 몇 장 찍고 카페에서 차 한잔 마시고 스펀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스펀은 복마전이었다. 1년 중 제일 큰 축제날답게 작은 도로는 서울의 아침지하철처럼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기찻길에선 다들 천등을 날리느라 분주했고, 길거리음식을 파는 노점상들은 일 년 매출을 오늘 다 해결하겠다는 것마냥 소리를 질러댔다. 원래 스펀에 오면 행운을 비는 의미로 천등을 날려야 한다지만, 혼자 날리기도 민망하고 도저히 힘이 없어 포기했다. 이렇게 돌아다니다간 축제도 못보고 힘 빠져 돌아가야 할 것 같아서 체력보충을 위해 역에 한 시간도 넘게 멍하니 앉아있다가 축제가 열리는 천등광장으로 갔다.

 

 

 

 

천등은 역시 기대했던 것만큼 장관이었고, 장관을 보러 온 사람들을 보는 것도 장관이었다.. 타이완에서 이런 축제를 해서 다행이지, 만약 중국 본토에서 했다면 분명히 사상자가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천등은 원래 오늘 날려야 한다지만, 직장인들의 편의(?)를 위해 지지난주와 지난주 그리고 오늘까지 총 세 번 행사가 있고 오늘이 하이라이트였다. 천등 1400개를 8번에 걸쳐 날리는데 방송에도 나오는지 큰 무대에서 가수도 불러놓고 진행을 한다. 200여 개의 천등이 하늘로 한꺼번에 날아오르는데, 오늘의 고생은 다 잊혀지고 타이완 오길 정말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명한데에는 다 이유가 있더라. 사진 잘 찍어보려고 노력은 했지만 야간이라 쉽지 않았다.

 

 

 

 

   

셔틀버스를 타고 막히는 길을 뚫고 루이팡까지 간 뒤, 다시 지우펀 가는 버스를 타고 숙소에 도착했다. 몸도 좀 나아졌으니 내일은 많이 돌아다녀야겠다.

 

 

Posted by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