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1~12 브라질 여행 5,6일차 in 이과수 폭포
11.17 새벽 부에노스아이레스 AEP 공항에서 작성.
따봉의 원조인 나라답게 브라질 사람들은 따봉을 참 좋아한다. 대부분 OK 대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 주는데, 버스기사도 따봉, 레스토랑 웨이터도 따봉, 호스텔 직원도 따봉.. 처음엔 어색했지만 이제는 나도모르게 따봉을 하고 있다.
이제 그새 정든 리우를 떠나 이과수 폭포로 향한다. 무려 24시간의 버스.. 브라질 지도로 볼 땐 그렇게 멀어보이진 않았는데, 브라질 국토가 커서 알고보니 꽤 긴 거리였다. 그리고 직행버스가 아니라 완행버스라 이곳저곳 천천히 들려서 오래 걸리는 것도 있는 것 같다. 8시 버스였는데 예상보다 한시간이나 늦은 6시 반에 일어나는 바람에 샤워도 못하고 정말 일어나서 1분만에 나왔다. 혹시 늦게일어날까봐 전날 짐을 다 싸놓고 옆에 놓고 잤는데, 다행히 덕분에 일어나자마자 시계보고, 큰가방매고, 작은가방매고, 눈비비고 바로 체크아웃. 세수는 터미널 가서..
사진이 뭔지, 이 바쁜 와중에도 사진은 찍어야겠다 싶어서 아침의 조용한 브라질 거리를 사진에 담았다.
다행히 차가 안 막혀서 30분만에 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한 시간정도 여유가 있어서 간단히 세수하고 아침을 먹었다.
또 한번의 빵 지 끼소. 여전히 맛있다.
이게 나와 하루를 함께한 버스. 내부는 우리나라 일반버스랑 별 차이 없지만, 좌석이 좀 더 푹신하고, 뒤로 많이 젖혀지고, 맨 뒤에 화장실에 있다는 게 차이다.
일단 푹 자고 난 뒤에 여행 계획을 짰다. 남미에서 12월 23일에 나간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어 너무 불안하고 찝찝했기 때문에, 대략적인 일정은 정해놓아야 좀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간과했던 건 생각보다 휴게소가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볼일이야 버스 뒤에서 보면 되는 거였지만, 버스에서 배고픔을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두시 쯤 휴게소가 있었는데 배가 안 고파서 '다음번에 사면 되겠지' 하고 기다렸는데...여섯시가 되어서야 다음 휴게소에 도착할 수 있어서 ㅠㅠ 마지막 한시간은 정말 휴게소가 나타나기만을 목빠지게 기다렸고, 도착하자마자 바로 가서 샌드위치랑 콜라를 정신없이 먹고 (사진도 찍을 새가 없었다) 다음날 아침에 먹을 빵까지 비축해 놓았다.
책좀 읽다가 자고나니 아침에 드디어 포즈 드 이과수 도착! 인구 22만명의 이 마을은 제법 규모가 컸다. 원래 파라과이 영토였지만 파라과이,브라질,아르헨티나가 영토분쟁을 벌인 끝에 지금은 세 나라의 국경이 마주하고 있는 곳. 숙소에 짐을 놓고 이틀동안 못한 꿀같은 샤워를 한 뒤에 이과수 폭포를 보러 출발한다. 이과수 폭포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양쪽에서 볼 수 있어서, 오늘은 브라질 먼저보고 내일은 아르헨티나로 건너가서 보기로 했다.
입구.
입구에서 버스를 타고 가 이과수로 가는 산책길을 걷는다.
이과수 폭포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과수의 총 길이는 2km가 넘는데, 그래서 한 곳에서 전체 폭포를 감상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옮겨다니면서 부분적으로 보아야 한다.
폭포근처에 사는 동물 (이름 까먹음)
처음 본 순간부터, 이 폭포는 빅토리아 폭포와는 스케일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물의 양도 엄청날 뿐만 아니라 폭포의 길이, 주변의 정글이 만들어내는 경치까지. 빅토리아 폭포와 나이아가라 폭포까지 묶어 세계 3대 폭포라고는 하지만, 내 생각엔 이과수가 다른 두 폭포에 비해 독보적인 것 같다. (나이아가라는 안 가봤지만 갔다온 사람들 말에 의하면 역시 이과수가 한 수 위인듯.)
이과수의 하이라이트는 물이 가장 많이 쏟아지는 '악마의 목구멍' 이라고 할 수 있는데, 브라질쪽 폭포에서는 사진처럼 간접적으로 이 곳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마련이 되어 있다. (전망대 뒤로 보이는 부분이 악마의 목구멍)
다들 우비를 쓰고 가길래 왜 그러지? 했는데, 지나가는 길에 물보라가 날려서 샤워한 것처럼 쫄딱 젖고 말았다..
가까이서 폭포를 보니 어마어마하다. (악마의 목구멍 아님)
두시간 정도 구경을 마치고 돌아왔다. 정글 속으로 숲속 트레킹을 해보고 싶었지만, 투어 프로그램을 신청해야만 다닐 수 있다고 해서 가지 않았다. 그정도로 가고싶은 건 아니었기 때문에..
브라질에서 보는 브라질 국가대표팀 축구.
오늘은 브라질에서의 마지막 밤이었기에, 돈을 어떻게 쓸까 하다가 돈도 얼마 안남아서 숙소에서 요리를 해먹기로 했다. 뭘 먹을까 하고 마트에 갔는데 삼겹살이!! 오늘 저녁은 이거다 싶어 삼겹살을 그럴듯하게 해먹기 위해 상추, 쌀, 마늘까지 샀다. 고추장을 사고싶었지만 당연히 고추장이 있을 리가 없다.
저녁 완성! 한국음식을 오래 못먹어서 그리웠는데, 비슷하게나마 한국음식을 해 먹으니 왠지 뿌듯하고 기분도 좋았다. 그렇게 브라질에서의 마지막 밤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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