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2 나미비아 여행 6일차 in 스피츠코프 (트럭투어 8일차)
10.26 아침 빈트훅으로 가는 트럭에서 작성
로버트Robert는 잉글랜드에서 왔다. 잉글랜드 사람답게 술과 축구를 좋아한다. 같은 영국사람인 닐처럼 항상 맥주가 손에 들려있고, 크리스탈 팰리스의 팬이다. Rob은 닐과 달리 말수가 없고 과묵한 스타일이라 얘기를 많이 해 보지는 못했지만, 여행을 많이 다녀서 주로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슨 일을 하는지 몰라도 남미여행도 다녀왔고, 인도여행도 다녀와서 그 부분에선 얘깃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스와콥문트에서의 이틀 간 휴식 이후 다시 트럭으로 돌아왔다. 오전에 천천히 일어나서 쇼핑을 한 뒤 점심을 먹고 스피츠코프로 출발했다. 스피츠코프는 거대한 바위산으로, 해발 1700m에 지상으로부터 700m나 솟아있다. 왼쪽에 보이는 것이 스피츠코프 산이고, 오른쪽에 비슷한 작은 바위산들이 보인다.
물이 없는 곳이라 푸세식 화장실(Long Drop Toilet이라고 부른다) 외에 아무것도 갖추어져 있지 않다. 하루만에 고급 숙소에서 샤워기도 없는 맨바닥으로 바뀌어버렸다.
근처에 동굴이 있어서 동굴에서 사진을 몇 장 찍고,
숙소 뒤에 있는 바위산을 오른다.
바위산 위에서 보이는 풍경이 장관이라 다들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잠시 쉬고, 저녁을 먹기 전 석양을 감상하기 위해 또 다른 바위산을 보러 갔다.
마치 키스하는 듯한 바위 그림자
바위산을 구경하면서 풍경에 감탄하느라 생각한 것이 별로 없어서 쓸 말이 없다.
해가 진 뒤 저녁을 먹고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드완다의 별자리와 아프리카 문화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지금은 봄이라 여름별자리나 겨울별자리가 많이 보이지 않아 전갈자리만 확실히 찾을 수 있었다.
아프리카 부족 문화 (특히 드완다가 속한 짐바브웨의 부족) 에 대한 몇 가지 설명
-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퍼져 있는 많은 부족들은 중앙아프리카에서 반투Bantu언어를 쓰던 부족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한다. 부족이 커지면 둘셋으로 갈라져 작은 부족이 되는데, 부족들이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나무가 가지를 치듯 계속 갈라져 서로 다른 부족이 되고 다른 지역에 정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부족간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백인들에 의해 강제로 같은 나라에 살게 되니 몇몇 국가에서 부족간 분쟁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 다른 부족끼리는 영어나 그 나라의 공용어를 사용하는데, 남부아프리카에서는 대부분 영어, 서아프리카에서는 프랑스어를 주로 사용한다.
- 우리의 가이드 드완다와 빈센트가 자란 짐바브웨 부족에서는 독특한 결혼 풍습을 가지고 있다. (물론 외부 사람이 보기에 독특한 문화일 뿐이다). 아마 다른 아프리카 부족에서도 비슷한 풍습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혼인을 하려면 먼저 아버지들이 만나 혼인과 지참금에 대한 얘기를 나눈다. 지참금은 신랑측에서 지급하며, 주로 소나 염소를 준다고 한다. 거래(?)가 성사되면 신부 아버지의 여자형제, 즉 신부의 고모가 신부에게 혼인 의사를 묻고, 신랑은 신랑 아버지가 혼인 의사를 묻는다. 양쪽 다 승낙하게 되면 혼인 성립. 모든 과정에서 신랑과 신부 어머니가 철저하게 배제된다는 점이 독특했다. 어머니는 같은 부족사람으로 안 치기 때문일까..
- 신부가 이른 나이에 죽게 되면 신랑은 부족 외부의 사람과 다시 재혼하는 것이 아니라, 신부의 여동생 중 하나를 골라 재혼을 한다! 그래야 새로운 신부가 예전 신부(새로운 신부의 언니)의 자식들을 제 자식처럼 잘 돌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우리가 생각하기엔 엄청 이상하지만 이유를 들어보니 나름 일리가 있었다. 그리고 지참금은 따로 지급하지 않는데, 그것은 이미 지참금을 지급해 거래(?)가 완료되었기 때문이란다. 얘기를 듣고있으면 마치 여자를 거래의 대상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신랑이 일찍 죽어도 마찬가지로 신부가 신랑의 남자형제들 중 한 명을 선택할 수 있다.
- 부부가 임신을 못하게 되면 재밌는 일이 벌어지는데, 신랑을 일주일도 넘게 일을 하러 내보낸 뒤, 신랑의 남자형제중 한 명을 신랑대신 신부와 자게 한다! 그래서 만약 임신이 된다면 신랑의 성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만, 신랑은 전혀 그것을 모르고 형제의 자식을 자기 자식처럼 키우게 된다. 만약 그렇게 해도 임신이 되지 않으면 신부가 문제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바로 신부를 집으로 돌려보내고 지참금을 회수한다. 우리가 듣기엔 엽기적인 행각이지만 자식낳는 것과 핏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서 이런 풍습이 생긴 게 아닐까..
물론 다른 나라처럼 아프리카에서도 젊은 사람들은 옛 관습을 따르지 않고 연애결혼을 하고 부인을 여럿 두지 않는다. 변화의 바람을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 지켜보아야겠다.
드완다의 긴 강의?가 끝나고, 잠들기가 아쉬워 꺼져가는 불로 불장난을 치다가 늦은 시각에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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