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남아공 여행 9일차

10.18 아침 소쉬스블레이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작성.

 

투어를 하는 동안, 여행기를 쓸 때마다 앞부분에 같이 여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적어보기로 했다. 각자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먼 아프리카까지 왔기 때문에, 어떻게 아프리카에 왔는지만 적어놓아도 가치있는 기록이 될 것 같다.

 

첫 번째는 제일 먼저 친해진 독일사람 Shaneen. 첫날 버스에서 같이 앉아 오면서 얘기를 많이 나누었다. 드라마 빅뱅이론에 나오는 에이미랑 비슷하게 생김.... 게다가 직업도 똑같이 생물학자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나 HIV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인스부르크에서 포닥을 하는 중인데, 10월 말에 케이프타운에서 HIV연구자들의 총회가 있어서 그 전에 미리 와서 여행중이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전공분야에 대해 대화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스포츠나 연예엔 별로 관심이 없는 전형적인 교수님 스타일이다. 나미비아까지만 같이 여행하고 나미비아의 수도 빈트훅에서 케이프타운으로 돌아간다. 샤닌처럼 우리 일행 중 10명은 빈트훅까지만 여행하고, 중간에 두명이 합류해 15명 만이 빅토리아 폭포까지 간다.

 

 

 이 날은 아침 6에 일어나, 6 아침을 먹고 7 출발했다. 밤에는 차를 타고 이동하면 위험하기 때문에, 해를 따라 해가 뜰 때쯤 일어나서 이동해 해가 지기 전에 텐트를 치는 게 일반적인 일과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걸 처음엔 다들 어려워했지만, 점점 적응해 나가고 있다.





 

오늘의 일정은 거의 550km를 버스로 이동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저녁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버스에서 보냈다. 버스 안에서 책 읽기도 힘들고 생각보다 할게 없다는 걸 안 뒤로 뭘 할지 다들 고민하다가 샤닌이 SOLO(UNO의 독일버전)라는 카드게임을 가져와서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다.


전기를 밤에만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낮에 유용하게 쓰이는 핫 아이템, 태양광 충전기! 네덜란드 친구가 가져왔다. 우리나라에선 잘 안 쓰지만 유럽사람들은 많이 쓰는 것 같다. 태양광으로 충전하는 헤드라이트도 있고..





점심시간!

보통 이렇게 밥 혹은 파스타, 채소볶음, 토마토, 햄과 차나 커피가 나온다.

풍경은 점점 더 북쪽으로 가면서 황량해진다.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사막 중에 하나인 나미브 사막으로 가는 중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모래언덕이었던 이 곳은 모래가 굳어서 바위언덕이 되었다.


오늘의 캠핑장. 나미비아와 남아공의 경계인 가립 리버 강가에 위치한 캠핑장이다. 여기도 생각보다 시설이 너무 좋아서 놀랐다.

샤워실과 화장실,




강가에 있는 쉼터까지 !

나미비아에서 온 빈트훅 맥주를 마신다. (앞으로 엄청 마시게 될 듯)

저기 강 건너편이 나미비아. 생각해보니 내가 국경에서 두 나라가 이렇게 맞대고 있는 걸   가까이서 보는 건 처음이었다. 매번 공항을 통해 이동하거나, 야간열차에서 자면서 이동했기 때문에 몰랐는데, 직접 보니 국경이라는 개념이 사람이 인위적으로 정해놓은 것일 뿐 참 희미한 것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저 강만 건너가면 난 불법입국자가 되는 것이었다!


여기서 아름다운 석양을 감상하고, 푸짐한 저녁을 먹고, 맥주를 마시고, 쌀쌀한 날씨라 침낭을 꽉 붙들고 잤다. (침대 매트는 주지만, 당연히 이불은 없다. 침낭과 베개는 알아서 준비해와야 한다)


남아공에서의 마지막 밤은 이렇게 마무리. 

Posted by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