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3 남아공에서 6번째 날

10.15 밤 서더버그 캠핑장에서 작성

 

오늘은 희망봉투어를 신청해 아침 7시 반부터 일어나서 투어버스를 탔다. 개인적으로 가는 루트가 있으면 좋을 텐데 여행사 투어밖에 없어서 한번 투어를 나가보기로 한 것이었다. 아침에 물개섬에 갔다가 펭귄을 보고 희망봉근처에서 자전거를 탄 뒤 희망봉을 보고 돌아오는 전일 코스였다.

투어버스에서 한국인 아저씨를 만나게 되어서 하루종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다녔다. 여기서 두 번째로 만난 한국사람. 건축회사에서 일하다가 선교사로 제2의 인생을 계획 중이신데, 선교 나갈 곳을 알아보기 위해 에티오피아에서 시작해 동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를 여행하고 내일모레 남미로 떠나신다고 한다.

 

저번에 늦게 가서 못 한 물개섬 투어를 먼저 시작!





거친 파도를 헤치고 물개들을 만나러 간다. 물개투어라고 거창하게 말은 하지만 10분 정도물개섬 주변을 배회(?)하다가 오는 게 전부. 자연보호구역이라서 사람의 발길이 닿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관광객 입장에선 아쉽다가도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멀리서 물개가 보이기 시작하고


멀리서 볼 땐 그냥 바위에 붙은 점들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정말 물개가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있다



활동적인 물개들을 기대했건만.. 시즌이 아닌 건지 아니면 사람들이 와서 부끄러운 건지 다가갔을 때는 그냥 멍하니 뒹굴고만 있었다. 생각해보면 배가 안 고플 때는 굳이 에너지 소모를 해 가면서 움직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안 움직이는 거 아닐까?



이렇게 뒹굴뒹굴 ~ 가까이서 보면 정말 귀엽다.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머리와 안경이 날아갈 것만 같은 날씨였다. 케이프포인트가 있는 이 곶은 세계에서 가장 바람이 세게 부는 곳 중 하나라고 한다.



짧은 물개 구경을 마치고 한 시간 정도를 달려 펭귄서식지에 도착했다.





펭귄이라고 하면 다큐멘터리에서나 보던 큰 펭귄들을 기대하겠지만, 남극에 사는 펭귄들이

그렇게 크고, 여기 사는 아프리카펭귄들은 무릎만큼도 안 오는 작은 사이즈의 귀여운 아이들이다.

 

이렇게 나무로 만들어진 길을 따라가면,




해변가에서 뒹굴거리는 펭귄들을 만날 수 있다.



역시나 이곳 펭귄들도 물개섬의 물개들처럼 태평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 가끔 모험심이 강한 펭귄들이 서식지를 벗어나 마을로 온다고 하는데, 그래서 차에 치이는 펭귄들이 많아 지금은 작은 벽을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실제로 도로에서 펭귄조심이라는 표시를 만날 수 있다.




펭귄과의 역시 짧은 만남을 마치고, 그냥 가기 아쉬워서 남아공을 기념하기 위해 펭귄 열쇠고리를 하나 샀다. 태국에서부터 가는 데마다 열쇠고리를 모으고 있는데 벌써 다섯 개가 되었다. 왼쪽부터 인도 릭샤, 아프리카 모양 이름새겨진 고리, 펭귄고리, 태국코끼리. 꼴까따에서 온 마더 테레사 고리도 있지만 실로 묶여있어서 떨어질까봐 따로 보관해 놓았다.

 

남쪽으로 계속 내려가 희망봉 가까이 도착했다. 여기서 내려서 자전거를 타고 5km를 가서 점심을 먹는데, 5km라서 쉬울 줄 알았지만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해서 의외로 고생하면서 갔다..


케이프 포인트에서 찍은 사진. 여긴 희망봉과는 다른 곳이고, 이 주변에서 가장 높은 곳에해당한다. 희망봉이 한눈에 보이고, (걸어서는 30분 거리에 있다) 여기 있는 등대에 올라가면 주변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저기 멀리 보이는 것이 바로 희망봉!

간단한 사진을 몇 장 찍고, 희망봉으로 차를 타고 내려가는 길에 야생의 타조를 만났다! 여긴 야생동물들이 참 많아, 마치 포켓몬 게임을 하는 것처럼 지나가다가 야생의 동물이 나타나면 멈춰서 사진을 찍고 다시 움직이곤 한다. 이 타조는 여기서 원래 살던 동물이 아니라 호주였나 다른 나라에서 들여온 것이라고. 타조부부가 금슬좋게 서로 먹이를 나눠먹고 있었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이지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희망봉(Cape of Good Hope)에 도착! 원래는 폭풍이 많이 분다고 해서 Cape of Storm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훗날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아프리카 최남단이라고 많이들 착각하지만 실제로 이곳이 아닌 동쪽으로 300km정도 떨어진 아굴라스 곶이 최남단이다.


 

사진을 찍으려는 많은 사람들을 헤치고,

 

사진찍기에 성공! 바람이 엄청나게 불어서 자세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다

 

아프리카의 남서쪽 끝이라고 하지만 겨우 남위 34도이니,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도 위치에 있는 셈이다. 저 멀리에 있을 남극을 생각하며 바다를 바라보았다.

 

 

투어를 끝내고 돌아오니 다섯 시. 아프리카 카페를 가려고 했는데 월요일인데도 사람이 다 차서, 내일 예약을 걸어놓고 옆에 있는 태국음식점을 갔다. 팟타이가 너무 먹고 싶었는데, 태국에서 먹는 맛 그대로여서 좋았다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편의점에서 휴가 온 한국분을 만나 호텔 바에서 맥주를 마셨다. 여기서 세 번째 만나는 한국사람! 하지만 밤늦게 다니기가 무서워서 얘기는 많이 못해보고 바로 숙소로 왔다.


'해외여행 > 14 Southern Afric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아공 Day8 (서더버그)  (0) 2014.11.06
남아공 Day7 (케이프타운)  (0) 2014.11.06
남아공 Day5 (케이프타운)  (1) 2014.10.15
남아공 Day4 (케이프타운)  (0) 2014.10.15
남아공 Day3 (케이프타운)  (0) 2014.10.15
Posted by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