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4 India2014. 9. 23. 16:34

Day 15

 

9.17 인도여행 15일째 in 자이푸르

9.22 아침 바라나시행 기차 안에서 작성

 

여행을 하면서 지출내역을 틈틈이 기록하고 있는데, 신기하게도 식비와 관광, 교통숙박 비용이 거의 1:1:1로 비슷하게 나온다. 태국에서의 3일도 그랬고, 인도에서도 하루이틀은 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주일 이상 따져보면 역시나 그러했다. 그리고 인도에서 하루 예산을 3만원으로 잡고 다니는데, 아슬아슬하게 맞춰가는 중.

 

  오늘은 자이푸르 시내와 암베르 성 여행을 하고, 저녁에 사랍과 아카시를 만나서 야경을 보기로 했다. 아침에 먼저 자이푸르 역으로 가서 금요일 밤의 아그라-카주라호 행 열차와 일요일 밤의 카주라호-바라나시 행 열차를 예매했다. 자이푸르 역에 외국인 전용 예약창구가 있고 숙소와도 가까워서 여기서 예약하는 게 편할 것 같았다. 그리고 운 좋게 예매소에서 일본인 여행객 한 명을 만나 일정이 맞아 오전동안 같이 다니기로 했다. 일본은 방학이 8-9월이라 인도에 일본사람이 참 많다. 이름이 뭔지는 까먹었지만오사카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 학생이었는데, 인도를 9일동안 짧게 여행왔다고 한다 (대학원생이라 휴가를 오래 못 낸다고 해서 안타까웠다ㅠㅠ) 

 

릭샤를 타고 핑크 시티 안으로 진입. 자이푸르는 큰 도시이지만 볼거리들이 다 구 시가지인핑크 시티에 몰려있어 실제로 돌아보는 데는 도보로 다녀도 반나절도 채 걸리지 않는다. 그 볼거리 중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시티 팰리스가 9 개관이었는데, 딱 맞춰서 도착하니 매표소 직원이 없어서... 근처에서 아침이나 간단히 먹기로 했다,. 근처 둘러보다가 라자스탄 티셔츠를 하나 사고, 길거리에서 파는 짜이랑 파초리를 먹었다. 파초리는 그냥 고로케모양 튀김인데, 속이 비어있어서 커리를 좀 뿌려서 음료수랑 같이 먹으면 된다. (먹느라 사진을 못 찍음) 든든히 먹었는데 40루피(650)밖에 안 해서 기분이 좋았다.

티셔츠를 산 집에서 본 각양각색의 스카프

 

현지인은 10루피면 되지만 외국인은 200루피나 내고 들어가야 한다. 시티 팰리스는 옛날 마하라자가 살던 궁전으로 여러 갤러리를 모아놓은 박물관처럼 운영되고 있는데, 솔직히 말하면 안 가보기 찝찝해서 온 것이지 200루피 만큼의 특별함은 없었다. 차라리 조드뿌르의 메헤랑가르 성이 더 기억에 남는다. 사진만 몇 장 찍고 간단히 둘러보고 나왔다.

 

 

 

 

 

그나마 제일 기억에 남는 게 저 물병이다.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저 4000리터짜리 물병은 마하라자가 영국의 초대를 받아 영국 여행을 할 때 만든 것이다. 마하라자는 인도를 떠나면 부정을 탈 까봐 갠지스 강물을 초대형 물병에 담아 여행 내내 써야겠다는 무식한 계획을 가지고 저 물병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역사적인 유적이나 유물은 왕들의 무모한 시도에 의한 것들이 참 많은데, (타지마할이나 만리장성) 만들 당시에는 국가재정이나 노동력을 쥐어짜서 원망을 많이 샀겠지만, 후대에 관광객들을 끌어모아서 후손들에게 이렇게 도움을 준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저 색이 바로 핑크색이라고 한다.정말 핑크색으로 보이는 지는 개인의 판단에..

 

다음에 찾아간 곳은 바로 옆에 있는 천문 관측소인 잔타르 만타르이다. 지어진 지 꽤 오래 되었지만 정확하게 설계되어서, 백년 전까지 실제로 천체 관측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내가 천문학에 조금만 더 관심이 있었다면 흥미롭게 봤겠지만, 실제로 어떻게 측정하는지 모르고 보니 그냥 수학적인 곡선이나 대칭이 아름다운 구조물로만 느껴졌다. 관측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 지 설명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듯.

 

 

 

 

 

 

시티 팰리스와 잔타르 만타르 관람을 한시간만에 마치고, 바람의 궁전이라는 이름을 가진 하와 마할로 향했다. 이 곳도 역시.. 근처에 있기에 간 것뿐.

조드뿌르의 궁전과 비슷한 양식이다.

더워서 잠시 쉬고 있는데 한 무리의 인도인들이 또 와서 돌아가면서 사진을 찍어갔다.

 

 

하와 마할의 특징은 이렇게 안에서만 밖을 볼 수 있는 창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옛날 궁전에서 생활하던 여인들을 위한(?) 것인데, 밖에서 여인들을 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와 마할에서는 이렇게 시내 전경이 잘 보인다.

 

하와 마할 구경을 마치니 열두시 반쯤 되었다, 일본인 친구는 세시에 푸쉬카르로 떠나야 되어서 여기서 헤어지고, 나는 자이푸르 근교에 있는 암베르 성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릭샤를 타면 거리가 멀어 비싸기 때문에 나홀로 여행자에겐 10루피 밖에 안 하는 버스가 최고. 영어가 써있지 않은 로컬 버스였지만 가이드북의 도움과 암베르 암베르 암베르 ~를 외쳐대는 버스 안내원 덕분에 큰 무리 없이 탈 수 있었다. 역시 버스엔 나 혼자 외국인이라 30명도 넘는 현지인의 관심을 독차지 했다.

 

 

암베르 성은 인도의 가장 아름답고 호화로운 성들 중 하나로, 한 부자 왕국의 수도였다고 한다. 그 명성답게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산, 호수와 성이 어우러진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이 사람들은 나랑 버스를 같이 타고 왔는데, 30분 내내 나를 쳐다만 보다가 결국 나랑 사진 찍는데 성공했다. 현지인들이 사진 찍자고 하는 것도 내 상태가 좋을 때는 괜찮은데, 내가 피곤하거나 아프거나 더울 때는 귀찮다. 암베르 성에서 특히 더위를 먹어서 그런지 인도사람들의 과한 관심이 좀 짜증스럽게 느껴졌다. 귀찮을 때는 사진 찍자는 부탁도 No Thank you 라고 가볍게 패스..

이 가족은 내가 그늘에서 체력을 충전하고 있을 때 젠틀하게 말을 걸어와서 기분 좋게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암베르 성은 정말 아름답다. 덥지만 않았으면 구석구석 사진도 많이 찍으면서 돌아다녔을 텐데, 35도를 넘은 것 같은 더위가 모든 의욕을 빼앗아갔다. 성을 보는 동안 든 생각은 빨리 사진 찍고 시원한 데 가서 쉬자는 것뿐..

 

 

 

 

암베르 성 관람을 마치고 드디어 출구에서 안식처인 Café Coffee day를 발견했다. 우리나라 카페랑 비슷한 인도의 커피전문점이었는데, 오랜만에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곳에 들어가서 커피를 한잔 마시고 있으니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한가지 단점은 우리나라처럼 인도도 카페음식이 무지 비싸다는 것.. 커피에 샌드위치 콤보 시켰는데 세금이 20%가까이 붙어서 240루피(4원정)나 내고 왔다. 240루피면 거의 하루 방값인데..

비싼 돈 낸 만큼 오래 앉아서 핸드폰이랑 가이드북을 만지작거리면서 더위를 피했다. 제일 더운 시간이 지난 뒤 나와서 다시 자이푸르로 돌아왔다.

 

하와 마할 앞에서 내려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라씨왈라라는 유명한 라씨집을 들렀다. 전통방식으로 라씨를 만드는 이른바 인도 3대 라씨집이라고 한다. 이름난 맛집들이 항상 그렇듯 똑같은 상표를 가진 집이 10개정도 있었지만,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린 집으로 제대로 찾아갔다. 메뉴도 쿨하게 작은라씨 20루피, 큰라씨 40루피, 크림추가 10루피가 끝. 맛은 역시 기대했던 대로 여태껏 먹어본 라씨 중에 최고였다. 요거트, 크림, 설탕 조합이 예술적.

 

 

숙소에 도착해 한 시간 정도 쉬고 바로 짐을 싸고 나왔다. 사랍과 아카시를 만나기로 한 계획에 약간의 변동이 생겼기 때문이다. 원래는 자이푸르에서 저녁에 만나 같이 밥먹고 야경을 본 뒤 밤버스를 타고 아그라로 가려고 했지만, 두 친구가 일이 있어 고향집인 반디쿠이(Bandikui)라는 곳에 있기 때문에 자이푸르에서 만날 수 없다고 했다. 나보고 반디쿠이에 올 생각 없냐고 물어보길래 안 가려고 했는데, 그 마을이 자이푸르랑 아그라 사이에 있어서 오늘 가서 하루 자고 내일아침에 아그라로 가면 괜찮을 것 같아 가보기로 했다. 외국인도 없는 작은 마을에 가는게 조금은 걱정이 되었지만, 이제 이 친구들은 95%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얘네가 날 팔아먹으려면 진작에 했겠지..라고 생각했다) 실제 인도가족이 어떻게 사는지도 보고 싶어 기차를 타고 반디쿠이로 향했다.

 

기차역에서 짐을 운반하는 사람들

단거리 기차 안.

기차에 문도 안달려있고 사람들이 저렇게 매달려서 간다.

역에서 플랫폼을 쿨하게 가로질러 건너는 사람들 ㅋㅋㅋ 육교가 있지만 여성들 빼고는 거의 이용하지 않는 것 같다.

 

기차를 두 시간 타고 가서 일곱 시쯤 도착했고, 사랍이 반갑게 마중나왔다. 아카시는 일하는 중이라 못 나왔다. 먼저 사랍의 아버지 가게로 갔는데, 사랍의 아버지는 마을에서 작은 약국을 운영하고 있었다. 알고보니 사랍의 가족은 할아버지가 의사, 아버지는 약사, 삼촌은 의료계열 연구원인 엘리트집안이었다. 하긴 사랍의 수준 높은 영어실력을 생각하면 그럴만도 했다. 외국인이 오지 않는 마을이라 대도시보다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쳐다봤고, 나는 가게에 앉아 짜이를 마시면서 10명도 넘는 사랍의 친척, 스탭, 친구들과 한 명씩 인사를 나누었다.

약국 벽에 그려진 크리슈나 신 그림. 사랍의 집은 독실한 힌두교 집안이라서, 인사할 때에도 나마스떼, 하레 크리슈나라고 말해야 한다고 했다. (하레 크리슈나는 크리슈나 신에게 축복을 이라는 의미정도 된다) 사랍은 친구가 자기 마을에 온 게 너무 기쁜 나머지 온 친척들에게 다 전화를 돌린 것 같았다. ㅋㅋ 나보고 저녁식사가 네 번 기다리고 있으니 많이 먹지 말라면서, 먼저 마을을 구경시켜 주겠다고 했다.

사랍 아버지네 가게. 왼쪽부터 스탭분(사랍 아버지였나..?), 사랍, , 사람 동생 라훌(Rahul), 사람 형 모삼, 스탭분

가게 옆의 유명한 달(Dal) 집에서 직원들과 사진을 찍었다. 맨 오른쪽 사람은 사랍의 고등학교 선생님.

 

반디쿠이는 인구가 25000명 밖에 안 되는 정말 작은 마을이었다. 바이크 타고 돌아보는데 15분도 안 걸렸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도로도 깔끔했고, 건물들도 잘 정리되어 있어서 깔끔했다. 마지막으로 마을사람들이 많이 다닌다는 가네샤 사원을 갔다.

 

여기서 드디어 어떻게 힌두 사원에서 기도하는 지 제대로 알 수 있었다.

 

먼저 신발을 벗고 손을 땅에 댄 뒤 머리와 어깨에 갖다 대고(자신을 낮춘다는 의미)

들어가면서 사원에 있는 종을 울린다. (행운을 기원하는 뜻이라고 한다) 그 다음 사진에 있는 사람들처럼 앉거나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리면 된다. 이마에 빨간 점을 찍는 건 옵션인 듯. 사랍 말로는 여자들은 자주 찍지만 남자들은 잘 안 한다고 한다. 기도를 마치면 사원의 사제가 단 사탕을 주는데, 몇 개는 내가 먹고, 몇 개는 소나 가축들에게 주면 된다.

사원에서 이렇게 소를 기르고 있었다. 신자들이 사원에 기부하면 사제가 먹이를 준다고 한다. 인도 소들도 주인이 있었다니!

 

 사원 구경을 마치고 나서 저녁을 먹으러 사랍의 형 모삼의 집으로 갔다. 정확히 말하면 모삽의 처갓집이었는데, 왜냐면 2층 건물에 모삼 부인의 가족들이 모여 살고, 그 중 한 방을 모삼과 모삼 부인이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삼은 원래 사랍네 집에서 같이 살다가 결혼한 다음 부인 집으로 옮겨서 사는 것 같다. 보통 부인이 남편 집으로 오는 게 맞을 텐데, 좀 이상했지만 물어보진 않았다.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 아카시는 이 가족은 아니지만 어차피 다 아는 사이라서 같이 찍었다.

 

이 곳은 작은 마을이라 전통적인 인도 가족이 사는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한 건물에서 대가족이 살아가고 있었다. 예를 들면 일층의 한 방에는 첫째 아들네 가족, 옆방에는 둘째 아들네 가족, 이층은 부모님, 이층 다른 방에는 셋째 아들네 가족.. 이런 식이다. 예전의 우리나라도 대가족끼리 살 때 그렇게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겐 여러모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리고 이웃끼리도 서로 잘 알고 지내서 사랍 같은 경우에는 동네 사람들이 전부 자기 친구, 친구 동생, 친구 부모님, 학교 선생님 등등 지인들이다. 내가 명절이면 가는 백운 시골이 70년대엔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잠시 생각에 잠겨보았다. 지금은 농촌인구가 70%가 넘는다고 하지만, 인도도 경제가 발전하게 되면 다른 나라들과 비슷하게 이촌향도의 길을 걷게 될까? 10억이 넘는 인구가 죄다 도시로 몰리게 되면 끔찍할 것 같다.

 

시골 마을이라 또 하나 재밌는 건 결혼도 같은 마을 사람끼리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인데, 사랍의 형도 옆 골목에 사는 사람과 결혼한 경우다. 어렸을 때부터 같이 알고 지내던 옆 집 딸이랑 결혼하는 게 어떤 기분일지.. 정말 물어보고 싶었다.

 

 

모삼네 집에서 푸짐한 저녁을 얻어먹었다. 각종 커리에 피클, 샐러드, 디저트까지! 사랍네 집안은 철저한 채식이라서 고기는 없었지만 육식 부럽지 않은 만찬이었다. 여자들은 전부 요리하느라 주방에 가 있어서 사랍, , 모삼, 그리고 모삽의 처남 이렇게 넷이 저녁을 먹으면서 얘기를 했다. 물어보니 여자들은 남자들이랑 같이 겸상을 잘 안 하는 것 같다.. 사랍네 집안은 금주, 금연, 채식, 남녀구별을 철저히 지키는 엄청 보수적인 집안인가보다. (하지만 사랍은 술도 먹고 담배도 핀다 ㅋㅋ)

 

 

식사 전의 행복한 표정

 

식사 전에 물이 나왔는데, 인도에서는 식전 물을 물통에 입을 안 대고 마셔야 한다며 사랍과 모삼이 시범을 보여줬다. 입 안대고 물 마시는 것쯤이야 쉬운 거라 금방 따라했더니 짤룻(천재)이라면서 둘이 엄청 좋아했다 ㅋㅋ

 

저녁을 먹으면서 모삼이랑 얘기를 했다. 모삼은 처음엔 별로 나랑 친해지고 싶지 않은 눈치였지만, 인도 정치얘기를 꺼내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Real Friend가 되었다. 인도 사람들의 관심을 사는데 정치얘기만한 것이 없는 듯. 모삼은 인도국민의회(India National Congress) 산하단체에서 어릴 때부터 활동을 해왔고 고등학교 땐 지역 회장도 맡을 만큼 나름 지역의 유명인사(?)였다. 하지만 어떤 이유인지 지금은 정치계에서 발을 떼었다고.. INC가 현재 집권당이 아니라 푸쉬카르에서 만난 라훌과 달리 현재 총리인 모디의 광팬은 아니었지만, 간디 패밀리와 만모한 싱을 대단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만모한 싱을 좋아한다고 했더니 엄청나게 감동을 받았는지 만모한 싱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거의 5분도 넘게 열변을 토했다.

 

저녁을 다 먹고 집을 나설 때 이미 모삼의 표정은 나를 처음 봤을 때의 그것이 아니었다.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언제든지 다시 놀러오라고 하면서 가네샤 신 모형도 선물로 주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도 마주쳤는데 엄청 반갑게 인사했다. ㅋㅋ 이 아저씨 진짜 나를 좋아하나보다.

 

다음으로는 아카시네 집으로 갔다. 아카시는 삼형제인데, 아버지가 자이푸르의 한 대학에서 기계꽈 조교수를 하고 있고 어머니는 반디쿠이의 선생님이라 떨어져 지낸다. 게다가 아카시의 두 동생이 다 자이푸르에서 일해서 반디쿠이에는 거의 어머니 홀로 지내신다고 한다ㅠㅠ 그래서 효자(?) 아카시는 틈만 나면 친구들을 자기 집으로 초대해서 어머니 심심하시지 않게 같이 놀아드린다고 한다. 나도 그래서 오늘 아카시네서 자기로 했다.

 

원래는 저녁을 먹으려고 했지만 나는 너무 배가 불러서, 나는 블로그를 쓰고 아카시는 저녁을 먹으면서 크리켓을 봤다. 크리켓 룰을 이해해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사랍은 잠시 자기 집에 들러서 (아카시네랑 같은 골목이다) 옷을 갈아입고 왓다.

 

인터넷이 잘 안 되어서 블로그는 오래 못 쓰고 (시골 마을이라 인터넷이 거의 안 된다) 뭐 할지 고민하다가 사랍이 영화를 보자고 해서 같이 영화를 보기로 했다. 근데 하필 사랍이 고른 영화가 악마를 보았다 였다. ㅋㅋㅋ 나도 안 본 영화인데 사랍은 다섯 번도 넘게 봤다고.. 인도 시골마을에서 열두시도 넘은 야밤에 인도 현지인과 최민식이 나오는 한국 영화를 보다니..정말 독특한 경험이었다.

 

영화를 한창 보다가 가장 잔인한 장면이 딱 끝났는데, 갑자기 사랍이 영화를 멈추고 같이 짜이를 먹으러 가자고 했다. 새벽 두 시에 짜이라니! 난 갑자기 오싹해져서 혹시 사랍이 외국인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는 싸이코패스가 아닐까 생각했다. 외국인을 시골 마을로 꼬드긴 뒤 악마를 보았다를 보여주고 똑 같은 방법으로 잡아먹는 건 아닐까?!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고, 사랍은 영화에서 담배 피는 씬이 많아서 담배가 피우고 싶었던 것이었다. 밤은 영화와 함께 무사히 지나가고 영화를 다 본 뒤 침대에서 잤다.

 

침대와 이불에서 시골 할머니 집과 똑같은 냄새가 나서 편히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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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