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4 India2014. 9. 14. 01:31

9.11 Day 9 조드뿌르 여행

9.14 아침 푸쉬카르 파라마운트 호텔 옥상에서 작성


 사람들이 조드뿌르, 혹은 조드푸르(Jodhpur)라고 불리는 이 도시에 오는 이유는 대부분 이 풍경을 보기 위해서이다. 이 곳은 집들이 파랗게 칠해져 있어 블루 시티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조드뿌르의 집들이 파란색인 것은 옛날 브라만들이 신분을 드러내기 위해 집에 색을 칠했기 때문이었다. 인디고 풀로 염색하면 푸른 빛깔이 오래 갈 뿐만 아니라 냉각효과와 방충효과도 있다고 한다. 

   나도 이런 한 폭의 점묘화를 보기 위해 조드뿌르에 갔지만, 조드뿌르는 이 풍경 이상으로 마음에 드는 도시였다.


   오늘 일정은 오전에 메헤랑가르 성을 둘러보고 좀 쉬다가 도시 근교의 궁전을 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단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아침부터 보는 풍경도 그림같다.

  마살라 가루를 넣은 짜이 마살라. 인도에 있으니 짜이에 점점 중독되어간다..

  난이랑 다하이 파니르? 커리. 매콤한 맛이 마음에 들었다. 이 집은 약간 간을 매콤하게 해서 한국인 입맛에 잘 맞춘 것 같다.


  먼저 숙소 근처에 있는 사다르 바자르라는 곳을 잠시 들렀다. 옛 시장같은 곳. 아침 일찍 가서 크게 볼 건 없었고, 입구랑 시장 안에 있는 시계탑 사진만 찍었다.


  그리고 메헤랑가르 성을 향해 고고 ~   

   조드뿌르의 골목은 이렇게 사진기만 갖다되면 그림이 되지만

  항상 바닥을 보면서 소와 소똥을 조심해야한다. 아름다운 골목과 소똥이 조화된 묘한 도시이다.

  메헤랑가르성에 거의 도착!

메헤랑가르 성에서 본 도시 전경


 메헤랑가르라는 의미는 태양의 성이라는 뜻이다..(맞나?) 마하라자(라자스탄 주의 왕)의 궁전으로 쓰이다가, 1950년대에 지금의 마하라자(왕으로서의 권력은 없지만 아직도 이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가 일반인에게 개방하기 위해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입장료는 300루피로 조금 비쌌지만, 신기하게도 한국어 가이드가 잘 되어있어서 샅샅이 둘러보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성 입구) 



  이 유명한 손 조각상엔 슬픈 이야기가 있다. 예전 인도에는 남편이 죽으면 아내가 따라서 화장당하는 사리라는 풍습이 있었는데(일부 지역에선 지금도 남아있다고 한다), 마하라자가 세상을 떠나면 미망인이 같이 죽으러 마지막으로 성을 나갈 때 저렇게 손을 찍고 나갔다고 한다. 죽기전의 마지막 흔적 남기기라고 할까.. 저 31개의 손은 한 마하라자의 부인인지 아니면 여러명의 마하라자 부인들의 손을 합쳐놓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지막 손도장을 찍었던 미망인들의 마음이 어땠을 지 잠시 생각해 보았다.

 (실제로 대보면 이렇게나 작다)

  메헤랑가르성은 자이살메르 성보다 비교도 안되게 화려했고, 정교하고 예술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라고 했다. 여러개의 안뜰을 중심으로 방들이 배치되어 있다. 실내로 계속 다녀서 다행히 시원하게 다닐 수 있었다.

 이건 코끼리위에 달았다고 하는 안장.

 아편을 피는 방법을 보여주는 아저씨. 가만히 앉아있다가 사진기를 대면 시크하게 담배를 문다.

이건 마하라자의 부인이 썼다는 가마.


   메헤랑가르 성에서 많은 인도사람들이 말을 걸어왔는데, 처음에는 이상한 사람일까봐 대꾸도 안했는데, 알고보니 역시 다른 지방에서 여행 온 사람들이었다. 남부인 께랄라, 동부인 잘패구리, 북부인 잠무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놀러온 사람들이 많았다. 자꾸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해서 사진을 몇장 찍어줬다. 인도사람들 사진찍는 거 진짜 좋아한다.



이 아이는 아버지랑 인도 전통음악을 연주하는데, 소리가 듣기 좋아서 잠시 머물러있었다.

성벽에서 바라본 블루 시티. 

왕의 휴게실

안뜰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서 다니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아주 만족스럽게 이 성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었다.

박물관 옆에 사원이 있어 잠시 가 보기로 했다.

사원 가는 길.

이 할아버지는 사진찍는 날 보더니..

갑자기 사진을 제대로 찍어달라며 ㅋㅋ 저렇게 천진난만한 포즈를 취하신다.

사원에 가서 처음으로 머리에 빨간 점을 찍어보았다. 인도 사람들이 이마에 찍는 빨간 점은 행운을 의미한다고 한다. 


사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또 한 무리의 인도사람을 만남. 


원래 계획은 Flyingfox라는 와이어를 타고 성 주변을 둘러보는 놀이기구?를 타려고 했는데 시간이 안맞아서 오후에 다시 오기로 했다.

내려가는 길.

 점심으로는 야채볶음밥을 먹었는데, 어제저녁에 먹었던 볶음국수랑 맛은 비슷한데 밥이라 조금 더 친근하다. 케찹을 조금 뿌려먹으면 맛있어서 금방 먹어치웠다. 저 음료수는 Fruit Beer인데, 왜 Beer라는 이름이 붙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알콜은 없고 맛은 미에로화이바나 비타500이랑 비슷한 맛이 난다. 

  역시 조드뿌르도 라자스탄 주라서 그런지 자이살메르만큼은 아니더라도 낮에는 더워서 집 안에 있는 게 더 나았다. Flyingfox를 여기서 예약하는게 100루피나 더 싸서, 숙소를 통해서 예약하고 세시반까지 쉬다가 세시쯤 숙소를 나왔다. Flyingfox를 세시 반에 예약했기 때문이었다. 


올라가는 길에 한컷

  아까도 말했지만 Flyingfox는 와이어를 타고 성 주변을 둘러보는 기구로, 총 7개의 와이어를 30분정도 타고 이동했다. 여기서 직접예약하면 학생요금 1500루피지만 숙소에서 예약해서 1400루피를 주고 했다. 숙소에서 예약하면 더 비싸야 될 것 같은데 더 싼게 신기.. 어쨌든 하루 생활비에 맞먹는 거금을 낸 만큼 만족스럽기를 바라면서 들어갔다.


이렇게 장비를 착용한 다음,

이렇게 와이어를 걸고 출발한다. 

  일행은 나랑 영섭이밖에 없었고, 앞뒤로 직원들이 같이 타서 총 네명이 이동했다. 이걸 타면서 보는 풍경이 그 어떤 곳보다 멋져서 사진을 많이 찍어 놓았다. 블루 시티를 찍기 위한 포토존은 여기였는데 그것도 모르고 성 주변을 헤매고 다닌게 ㅠㅠ 아깝다.





영섭이도 타고

나도 타고





호수와 성, 블루시티가 어우러져서 멋진 풍경을 만들어낸다.






오늘 하루 종일 땀에 쩔음..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올라갈때 골목길에서. 


  내려와서 잠시 쉬다가, 영화 김종욱찾기를 찍은 블루하우스에 찾아가 보기로 했다. 영섭이는 인도에 온 이유가 김종욱찾기였기 때문에 반드시 와야한다고 강조했다. ㅋㅋㅋ조드뿌르의 골목이 워낙 좁고 복잡해서 찾아가는데 조금 애를 먹었지만, 결국엔 무사히 도착. 실제로 임수정이 있었던 방, 영화를 찍었던 장소들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영화를 촬영했던 방

임수정이 앉았다고 하는 테라스


 이 곳에서 영섭이는 감격에 젖은 채 셔터를 누르기에 정신이 없었다. 나는 인도에 왜 왔을까? 라고 다시 한번 생각해 봤다.


 저녁은 숙소에서 포테이토피자를 시켰는데 대성공. 자이살메르에서 먹었던 피자에 비하면 예술작품에 가까웠다. 피자를 먹고 맥주를 마시면서 조드뿌르의 마지막 밤을 영섭이랑 긴 얘기를 하면서 보냈다. 

Posted by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