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4 India2014. 9. 30. 22:20

9.26 ~ 29 인도여행 24~27일차 in 바라나시

 

10.2 레바 1층에서 작성

 

 

바라나시에 있으면서 하루하루 귀찮음만 늘어가는 중이다. 하루의 최대 고민이 뭘 먹을지가 된지 오래고, 관광을 안하고 먹기만 하니 식비:관광 비율이 1:1에서 벗어난지 오래. 원래는 요가도 하고 힌디어도 배우고 젬베도 배우면서 알차게 보내려고 했지만 계획은 계속 미뤄지기만 한다. 그래서 여기서 어떻게 먹고 마시고 지내는지 적어보려고 한다.

 

이 집은 숙소 근처에 있는 카페. 이름은 모르겠지만 항상 현지인과 외국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걸로 봐서 엄청난 맛집이 분명하다. 레몬진저티랑 진저커피가 맛있는데, 커피에 생강을 넣은게 묘하게 맛있다.

 

 

 

그리고 요가 교실을 알아보러 갔다가 맛있는 도사집을 발견해서 아침을 해결했다.

 

 

 

170원밖에 안하는 도사. 근데 하나만 먹어선 전혀 배가 안 찬다

 

 

숙소 사장님은 아시안게임을 보려고 티비를 하나 장만하셨는데, 티비에서 전부 인도경기만 틀어줘서 기대하던 한일전은 못 보게 되었다 ㅠㅠ 

 

 

숙소에서 먹은 김치찌개와 김치수제비. 숙소 사장님이 워낙 요리를 잘하셔서, 어떤 요리를 시켜도 실패하지 않는다. 레바 사장님 최고!

 

 

이건 모나리자 카페에서 시도한 이스라엘 음식인 라파랑 샥슈카다. 라파는 피자빵 맛이고.. 샥슈카는 토마토소스 계란 야채 버섯등을 넣고 볶은 것이다. 원래 좋아하는 음식이라서 시켰는데 이스라엘 사람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 역시나 맛있었다. 모나리자는 신기하게 인도에 있는 식당인데 인도음식만 빼고 다 맛있네.

 

 

이건 버터치킨이랑 우타팜이라는 빈대떡 비슷한 음식이다. 버터치킨이라고 하면 버터에 구운 고소한 치킨을 생각할 수 있으나..왠지 모르게 치킨을 매운 향신료 소스에 담가만든 샤브샤브에 가까운 음식이다.. 향이 너무 강해서 실패. 우타팜은 크기는 빈대떡인데 씹는 느낌은 호떡.. 싸서 그런지 별로 맛이없었다

 

 

바라나시 있는 내내 계속 마셔댄 헤이워즈 맥주. 킹피셔랑 다르게 끝맛이 달아서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술이 너무 비싸서 (바라나시의 딱 한가지 단점. 하루 식사는 100~150정도인데 술 한 캔에 170루피나 한다) 많이 못먹은게 아쉽다. 

 

 

레바 김치볶음밥. 이 사진들은 내가 일부러 먹을것만 모아서 올린게 아니라.. 시간 순서대로 올린건데 며칠간 한 일이 먹은 것밖에 없어서 음식사진밖에없다.. 먹고 쉬고 얘기하고 먹고 기타치고 먹고 책보고 먹고..

 

 

코코넛맛 소스를 뿌린 남인도식 빵 이들리. 저 한 접시에 100원이다. 맛은 그냥 식빵 맛..

 

 

이틀동안 먹기만 하다가, 오랜만에 외출을 해 보기로 결심했다. 기차역가서 델리로 가는 기차표도 끊고, 더위를 피하러 영화관에 가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나보다 세계일주를 더 오래하시는 경택형님, 인도 3달 여행하시는 창형누님, 그리고 인도와 중동으로 여행하는 동진이 그리고 나. 이렇게 넷이 같이 갔다. 위에 사진엔 안나왔지만 거의 일주일 동안 넷이 계속 같이 다닌 것 같다. 자칭 식신원정대 ㅋㅋㅋ

 

 

  오랜만에 오토릭샤타고 역 가서 델리가는 티켓을 끊었다. 일반쿼터는 자리가 없었지만 외국인쿼터의 힘으로 예약성공! 바라나시 역엔 외국인 전용 예약사무소가 있어서 시원한 바람 맞으면서 아주 편하게 예약할 수 있었다.

 

  여기서 에피소드 하나 등장. 난 표를 끊고 다른분들 예약하길 기다리면서 앉아있는데, 관광안내소 직원이 오더니 오늘이 무슨 여행자의 날? 이라면서 여행사무소와서 사진찍으면 과자랑 음료수를 준다고 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귀찮아서 안 가려고 했는데 10분간격으로 와서 계속 보채길래 음료수나 먹을까 해서 가봤더니(거의 직원에게 반쯤 끌려가다시피 갔다), 알고보니 관광청의 높은 분?과 기념촬영을 해야하는 것이었다ㅋㅋ 그래서 직원들이 그렇게 우리를 급하게 찾았구나...    

 

이렇게 꽃다발 걸고 사진하나 찍어준 다음

 

정체를 알수없는 과자랑 콜라를 먹었다..저 주황색은 그냥 설탕 뭉쳐놓은 맛이고, 아래 건 좀 짭쪼름한 라면 부스러기같다.

 

어쨌든 공짜로 맛있는거 먹으니 기분이 좋아진 상태로 역에서 나왔다. 더운 거리를 걸어가다가 영화관에 들어가면 시원함을 두배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럴듯한 이유로 1km 떨어진 영화관까지 한번 걸어가보기로 했다.

 

평범한 길거리. 우리는 꽃다발을 목에 건 상태로 갔는데 현지인들이 뭐가 웃긴지 계속 우리를 볼때마다 빵빵 터지면서 지나갔다. 심지어 길 건너편에서 지나가는 사람들도 신기한 눈으로 바라봤다. 나중에 물어보니 꽃다발은 사원에 가거나 결혼식에 갔을 때 주는 거라고. 현지인들에게 큰 재미를 주었다는 데 보람을 느끼면서 계속 영화관으로 고고.

 

길거리에서 소가 쓰레기를 뒤지고 있다. 이런 모습이 가이드북에선 찾아볼 수 없는 인도의 민낯이 아닐까

 

 

사람과 동물과 차들을 헤치고 드디어 IP 씨네몰에 도착. 맨날 똥이 가득한 골목길만 보다가 오랜만에 현대적?인 몰을 보니 너무나 반가웠다.

 

 

영화 티켓을 끊었는데, 내심 헐리우드 영화를 기대하고 갔지만 죄다 힌디영화뿐.. ㅠㅠ 별로 유명한 영화같진 않았다.

 

 

 

점심은 맥도날드에서 해결했는데, 맥도날드에 빅맥이 없다는 사실에 다시한번 절망하면서 맥파니르라는 알수없는...메뉴를 주문했다. 치즈버거랑 비슷하면서도 향신료가 느껴지는 오묘한 맛이었다. 다음에 맥도날드가면 맥베지(McVeggie, 채식주의자를 위한 채식버거)를 도전해볼 생각이다.

 

 

  영화는 역시나 대사는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줄거리는 미국에 가고싶어하는 평범한 여자가 결혼 사기를 치는 내용이었다. 아버지와 함께 부자행세를 해서 부잣집 아들과 결혼해 거액의 지참금을 받고 첫날밤 도망가지만 남자와 사랑에 빠져 결국은 둘이 같이 행복하게 산다는 어떻게 보면 평범한 내용. 그래도 구성이 좋아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고, 여자주인공이 사는 곳이 하이데라바드라서 예전에 갔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 좋았다.

  

  제일 특이했던 건 여자주인공이 미국에 대해 갖는 동경을 표현한 부분이었는데, 미국식 악센트에 감탄하고 뉴욕 사진을 붙이고 미국에 대해 검색하는 모습이 왠지모르게 불편하게 느껴졌다. 인도사람들은 다 미국에 대해 이러한 동경을 가지고 있는 걸까? 이 부분은 차차 알아봐야 할 것 같다.

 

  장거리 원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저녁은 쉬바 카페라는 곳으로 갔다. 동진이는 속이 안좋아서 식신원정대에서 이탈 ㅠㅠ 치킨 시즐러가 유명해서 시켜봤는데 치킨철판볶음밥 비슷하면서 향신료도 과하지 않고 훌륭했다 (사진 오른쪽). 까르보나라도 기대이상.

 

 

 

 여기 사는 동물들은 길 한가운데가 자기 집인 양 정말 잘 잔다.

 

 

다음날 아침, 오므라이스를 먹고 중요한 결정을 했다. 바로 머리를 자르기로 한 것!  머리가 길어서 자르곤 싶었지만 인도스타일이 어떨지 몰라서 며칠동안 고민만 했는데, 현지인 만수씨의 도움을 받아 잘라보기로 했다. 만수씨의 패션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에 왠지 만수씨가 추천해주는 곳은 믿음직스러웠다.

 

 

여기가 바로 미용실.

 

 

자르기 전.

 

 

이때 표정은 거의.. 도살장에 끌려가는 동물같았다. 어떻게 자르고 싶냐고 물어봤지만, 한국에서도 자세히 주문안하고 '한달 지나면 돌아올 만큼 잘라주세요'라고 하는데 여기서 자세히 주문할 수가 없었다.. 그냥 알아서 잘라주되 옆머리만 제발 남겨달라고 부탁을 했다. 여기 미용실은 가위도 우리나라 미용실에서 쓰는 것과 달리 종이오릴때 쓰는 가위같아서 소리가 사각사각... 자르는동안 좀 무서웠다.

 

결과는..

 

 

 

이렇게 됐다. 너무 짧게잘라서 중학교 때로 돌아간 기분이지만..그래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조마조마하던 숙소사람들도 잘 잘랐다고 하고 ㅋㅋ 다음날은 다른 숙소사람들이 내가 간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잘랐다.

 

 

큰 일 치루고 숙소와서 치킨을 시켜먹었다. 인도와 안어울리게 치킨 배달이 된다 ㅋㅋ 맛도 괜찮고. 원래 한일전 축구를 보면서 먹으려고 했던 치킨이었는데..한일전이 안 나와서 허무하게 치킨만 먹었다. ㅠㅠ

 

이날 시원라씨를 먹고 한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라가카페에서 김치볶음밥을 먹은 다음, 저녁으로 미역국을 먹었는데 사진이 없다.. 역시 실컷 먹으면서 하루 마무리.

 

 

 

다음날은 이상하게 눈이 새벽에 떠졌다. 전날 일찍 잠든 데다가 더워서 그랬나보다. 다시 자려니 잠이 안와서 옥상에 올라가 일출을 보기로 했다.   

 

항상 방 안에는 저렇게 도마뱀들이 한가득이다.

 

새벽 5시라 아직 어둑어둑하다

 

아침부터 강가에 나와 빨래하는 사람들. 세균 가득한 강물에 빨래하면.. 더 더러워지는거 아닐까?

슬슬 동이 트기 시작하고

 

이 가족은 집안이 더운지 옥상에 올라와서 자고 있다.

 

7시가 되니 해가 보이고.. 갠지스강은 아침부터 빨래하는 여인들, 목욕하는 사람들, 기도하는 수행자들, 부지런하게 보트를 타는 관광객들로 분주하다.

 

 

훔쳐갈거 없나 먹잇감을 노리는 원숭이를 포착.

 

 

 

아침은 이렇게 서양식으로 먹고 (인도음식이랑은 점점 멀어지는 중이다), 좀 부지런을 떨어서 바루나 가트를 갔다오기로 했다. 바라나시에서 하고싶었던 것중에 가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걸어가는 게 있었기 때문이다. 상류쪽 끝인 아씨 가트는 전에 갔다왔기 때문에 하류쪽 마지막 가트인 바루나 가트를 찍으면 가트 종주(?)가 완성되는 것이었다. 

 

출발!

 

가트에 이렇게 화장실도 있다.

 

바루나 가트쪽은 아씨 가트쪽과 달리 관광객들이 별로 없어서, 좀 더 일상적인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빨래도 말리고,

쓰레기 산도 있다.

 

뭐에 쓰려는지 소똥도 말리고 있다

다리가 이렇게 가까이 보이는 곳까지 갔지만, 바루나 가트는 어딨는지 못찾고.. 더 이상 가면 날씨도 덥고 길도 안 좋은것 같아서 이정도에 만족하고 돌아와야 했다.

골목길을 찾아서 점심먹으러 메구카페에 도착. 처음 가는 골목길이었지만 이제는 사람 많은데로 따라가면 된다는 걸 알아서 무리없이 찾아갔다. 길을 잃어버리면 사람들한테 물어보거나 블루라씨 간판을 따라가면 된다

클래시오브클랜하는 외국사람 발견.

오야꼬동

만수네 레몬티

오늘의 마지막코스는 요가였다. 요가도 며칠째 미루고 미루다가 드디어 도전

한시간 반정도 진행되는데, 해본 사람 말에 의하면 한국에서 하는 요가랑 큰 차이는 없다고 한다. 단지 인도인이 알려준다는 거랑 요가하면서 갠지스 강을 볼 수 있다는 것 정도. 오랜만에 스트레칭 잔뜩 해서 좋았다

 

 

저녁으로는 식신원정대와 함께 보나 카페라는 곳에 가서 김치말이국수, 보나콩까스와 디저트를 잔뜩 먹었다. 돈까스를 정말 먹고싶었지만 돼지고기가 없어서 ..(있는 돼지고기도 냉동상태가 안좋아서 안먹는게 낫다고 한다) 대안으로 선택한 콩까스다.

김치말이국수

새콤달콤 소스덕분에 맛은 기대이상. 돼지고기라고 생각하고 먹었다...

 

 

망고빙수랑 아이스크림케익까지.

 

 

이렇게 바라나시에서는 항상 먹기만 하고 지낸다.

'해외여행 > 14 Ind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도 Day33~35 (델리)  (0) 2014.10.10
인도 Day28~32 (바라나시)  (1) 2014.10.04
인도 Day20~23 (바라나시)  (0) 2014.09.26
인도 Day19 (카주라호)  (0) 2014.09.24
인도 Day18 (아그라)  (0) 2014.09.24
Posted by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