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5 Okinawa2016. 1. 24. 20:52

12.19 오키나와 Day 3

1.24 집에서 씀

 

만약 4박5일을 있었다면 어딜 더 갔을까?

우리가 둘러본 곳은 섬의 서남부이기 때문에 아마 북쪽의 숲지대와 수족관, 그리고 작은 섬들까지 들러봤을 것이다.

여름이면 스쿠버다이빙도 하고 수영도 했겠지만, 겨울이니까 그건 안되고..

하지만 2박3일밖에 안되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어느새 마지막 날이 되어버렸다.

 

오랜만에 푹신한 호텔침대에서 꿀잠을 자다보니 체크아웃시간이 빠듯했다.

10시 체크아웃을 칼같이 지키는 호텔을 보면서 일본의 깐깐함을 느낀다.

12시 11시도 아니고 10시라니..

 

우리방은 다행히 10시를 맞추었지만 옆방은 1시간 늦어 그냥 돈을 냈다.

옆방이 준비하는 사이에 나가서 산책도 하고 스타벅스 커피도 한잔 하는 여유를 누린다.

길거리에 다니는 이 많은 사람들이 어제 밤에는 대체 어디들 가 있었나 궁금하기만 하다.

아침겸 점심 타코라이스를 먹고 공항을 향해 간다. 맛있음.

 

오늘 일정이라고는 기념품을 사는것이 전부다. 오키나와에서 살만한 것은

고구마타르트(베니모?)랑 전통술이 있는데, 전통술은 모양은 그럴듯하지만 맛이 도저히

한국에서 환영받지못할 맛이라 다들 맛만 보고 사기를 포기했다.

 

비행기 출발까지 시간이 남아 공항 근처의 작은 섬을 들렀다. 역시 사람은 없지만

드라이브 코스로는 끝내줬다.

사진 좀 열심히 찍을걸.. 아무래도 단체로 다니다보니 각잡고 사진찍을 시간도 없고,

다른사람이 찍어주겠지 하고 귀찮아서 사진 많이 안 찍었다.

 

 

어쨌든 이렇게 오키나와 여행은 끝나고 말았다.

뜬금없이 시작해 소소하게 끝난 2박3일이었지만 기억에는 많이 남겠지.

나중에는 여름에 한번 와야겠다.

 

귀찮아서 안 쓰려고 한달이나 질질 끌다가 대충 풀어낸 오키나와 여행기 끝. 

 

 

Posted by Joon'
해외여행/15 Okinawa2016. 1. 24. 19:58

12.18 오키나와 Day 2 in 아메리칸 빌리지

1.24 집에서 씀

 

오키나와 가이드북에서 우리를(정확히 말하면 여행코스를 짠 H형) 들뜨게 한 문구가 있었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

우리의 Day 2 계획은 바로 이 '젊은이'들을 만나는 것이었다.

드라이브하면서 해변도 구경하고, 해변에 있는 사람들이랑 어울려 놀고, 밤에는 펍에서 맥주한잔하며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젊은이들과 만날 설렌 마음을 안고 렌터카를 빌려 길을 떠났다.

오키나와는 대중교통이 잘 안되어있고 해변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차를 빌리는 게 최선의 선택이다.

 

일본은 좌측통행이라 운전자가 처음엔 애를 먹었지만, 조만간 적응이 되었다. 일본 도로에서 신기한 것은

1. 경차가 많고 2. 썬팅이 안되어 있으며 3. 절대 과속하지 않고 4. 클락션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우리나라와 사뭇 다른 풍경이다. 먼저 우리나라와 같은 중대형보다는 닛산의 큐브같은 작은 차가 대세여서 신기했다.

처음엔 일본인들의 실용주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경제불황때문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안쓰런 마음이..

썬팅이 안된 건 서로 믿고산다는 의미인걸까?? 궁금해졌다.

 

과속하지 않고 클락션 소리를 내지 않는 건 일본사람들의 와(和)정신, 배려하는 정신 때문일 것이다. 정말 신기하게도 차들이 마치 자동주행장치를 켜놓은 것처럼 등거리를 유지하면서 50km/h를 절대 넘지 않았는데, 과속과 무한추월에 익숙해진 우리나라 사람에겐 거추장스러울 뿐이었다. 처음엔 우리도 같이 차들의 무리에 합류했지만, 50km/h를 견디지 못한 운전자 J형은 얼마 지나지 않아 50km로 달리는 건 참을 수 없다며 코리안 스타일로 거친 드라이빙을 보여주면서 작은 차들을 휙휙 추월해 나갔다.

 

 

 

오전엔 가볍게 슈리성이라는 일본의 성을 들렀다. 입구까지 갔으나 지나치게 비싼 입장료에 우리는 쿨하게 들어가지 않았는데,

사실 들어갈 필요가 없을 정도로 성 주변이 멋지기도 했다. 만약 간다면 성 안은 안들어가고 주변만 보는것도 추천.

 

 

시내 전경. 우리는 열심히 사진을 찍고, 찍어준다.

 

 

근처 하루에 60그릇(?)만 판다는 라멘맛집에서 끝내주는 챠슈와 조금은 어색한 면발을 즐기며 맛난 식사까지 했다.

 

자 이제 준비완료. 해변에 갈 시간이 되었다.

 

그러나 곧 가이드북의 호언장담은 공갈임이 드러났으니..

 

??

 

???

 

 

...

 

가이드북의 말과 달리 겨울 해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처음 해변도, 두번째 해변도, 세번째 이름모를 해변도 썰렁하기만 했고,

H형의 기대는 점차 분노와 원망으로 바뀌어 갔다. 혹시나 하는 희망을 가지고 다음 해변으로 갔지만 역시 사정은 같았다.

그나마 좋았던 건 사진찍는데 아무도 방해하지 않아서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것...?

젊은이들은 없었지만, 오키나와의 겨울 바다는 너무나 푸르고 아름다웠다. 멋진 풍경을 보는 걸로 대신 만족해야 했다.

 

 

 

 

 

 

 

 

아쉬움을 달래고 둘째날 숙소가 있는 아메리칸 빌리지에 도착했다. 이 곳은 미군기지 근처에 형성된 마을로, 미국식 마을이 형성된 곳이며,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 이었다. 게다가 오늘은 불금이니까 해변의 아쉬움을 술집에서 만회하리라! 다짐했다.

 

 

아메리칸빌리지 전경

 

체크인을 3시에 일찍 해서 시간이 남아 근처 도자기 마을을 간단히 다녀왔는데, 돌아오는 길에 차가 막혀 고생을 했다. 여기도 교통체증이 있긴 하구나.. 우회로가 없으니 꽉 막힌 도로에서 한 시간도 넘게 고생했다.

 

 

 

 

 

예정보다 늦은 시간에 돌아와, 유명한 회전초밥집으로 향한다.

 

 

 

회전초밥 등장! 역시 스시의 나라 일본답게 싸다.

 

 

이렇게 먹었는데 인당 2만원도 안나왔다니!! 행복하기만 하다.

 

여기까진 좋았다. 그리고 2차를 즐길 술집을 찾아갔는데...

 

술집이 없다?!

우리나라에선 발에 채이고 흘러넘치는 술집이 '젊은이들이 모이는' 오키나와 최대 번화가에 없다! 오마이갓

그나마 술집 비스무리한 곳은 밴드공연이 있는 라이브카페인데 거긴 좀 아니고.. 펍은 보이지도 않는다.

돌아돌아 바를 하나 발견했는데 거긴 얼마 없는 젊은이들로 이미 가득 차 있었다.

아니 어떻게 금요일 밤 10시에 번화가가 이렇게 쥐죽은듯이 조용할 수가 있는지 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H형은 점점 분노하기 시작했다..

 

어쩔수 없이 노상이라도 하려고 맥주를 사서 해변가 벤치에 앉았는데

이번엔 경비아저씨가 해변이 폐쇄되었다면서 술먹지 말란다. ㅠㅠ

갈곳 없는 우리는 동네 양아치마냥 해변도 아니고 술집도 아닌 길거리 벤치에서 맥주를 먹다가,

이대로 마지막 날을 보낼 순 없어서 차를 타고 술집을 찾아갔다.

 

우여곡절 끝에 발견한 술집을 들어가보니..

"저희는 12시까지만 영업합니다" 라는 대답뿐.. 그때는 11시 반이었다.

 

그렇게 허무하게 우리의 마지막 밤은 끝나버렸다.

겨울의 오키나와는 가족 연인과 함께 와야 하는 걸까..

 

그래도 하루동안 파란만장하게 재밌는 추억도 많이 쌓았다.

돌아가면 다 좋은 추억이 되겠지. 

Posted by Joon'
해외여행/15 Okinawa2016. 1. 24. 19:16

15.12.17 오키나와 Day 1 in 나하

16.1.24 집에서 씀

 

직장인이 된 이후로 장기여행이란 그저 이룰 수 없는 꿈이 되어버렸다. 

네달씩 여행 갔다왔던 것이 가물가물 할 때쯤, 연차를 다 써버리기 위해 무작정 남자 여섯이 오키나와로 떠났다.

 

왜 오키나와였을까? 사실 어디로 가는지보다 떠난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

그렇게 오키나와에 대해 아는것은 하나도 없이 '따뜻한 남쪽'이라는 것에 끌려 일단 비행기표를 끊었고,

막연한 여행에 대한 동경은 비행기표를 끊는 순간 갑작스럽게 현실로 다가왔다.

 

오키나와는 일본이긴 한데 약간 일본 본토와는 다른 맛이 있었다.

자유분방한 작은 열대섬이 '일본화' 된 느낌?

끝없는 해변이 이어진 예쁜 섬이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한 조용함으로 재구성되어 있었고,

그러면서도 미군기지가 있는 섬답게 어느정도는 '미국화'된 오묘한 곳이었다.

미국과 일본의 이질적인 만남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오키나와라고 하면 야자수가 있는 해변과 호텔이 있는 휴양지만 생각했는데,

생각해볼 거리를 많이 던져준 곳이었다. 관광지도 생각보다 많고.

 

 

 

작은 오키나와 공항에 도착한 것은 오후 5시쯤이었다. 포근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정말 오길 잘 했다고 생각했다.

 

 

모노레일을 타고 나하 시 내의 숙소인 소라 하우스 (이름이 좀 수상하지만..일본어로 소라는 하늘이라는 좋은 의미였다)까지는 30분정도 걸렸다. 모노레일을 타면서 제일 먼저 느낀건 오키나와 사람들과 일본 사람들의 차이였다. 오키나와 원주민들은 피부도 까무잡잡하고 얼굴형도 다른 것이 일본사람보다는 대만 원주민이나 필리핀 사람에 가까운 모습이다. 틈틈이 미국인들도 섞여있으니 마치 다인종사회에 온 기분이다.

 

 

아무도 없는 숙소에 짐을 놓고 주변을 둘러보러 길을 나섰는데, 조용하기만 하다.

조용하다기보다 고요하다.. 우리 발걸음 소리가 신경쓰일 정도로. 일본이라 그런걸까 아니면 우리가 조용한 시간에 온 걸까?

 

 

그나마 나하 시 최대 번화가인 국제거리에 오니 맘껏 얘기할 수 있었지만, 이곳 역시 서울과 비교하면 동네상권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규모는 작지만,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다.

 

 

이런 곳에서 남자 6명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먹고 걷고 하는 것 뿐.. 신기한 상점마다 열심히 기웃기웃하면서 많이도 먹었다.

 

 

먹고 (루트비어를 파는 햄버거집)

 

 

먹고 (샤브샤브, 무지비쌈)

 

 

마시고 (오키나와에서만 파는 오리온 맥주)

 

 

 

또 먹고, 하는 것들이었다. (라멘)

 

음식은 역시 일본의 맛답게 정갈하고 깔끔하면서 양은 살짝 부족했다.

일본 여행이란게 원래 다이나믹한 새로움보다 70%의 익숙함 속에서 30%의 차이를 느껴가는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Posted by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