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8.30. 집에서 처음 작성

2014.8.31. 태국 카오산 로드의 Nappark 로비에서 수정.

 

오랫동안 여행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맨 처음엔 고등학교때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보겠다는 생각부터 시작했다. 해외여행을 몇 번 다닌 뒤로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생각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는 걸 알게 된 다음에는 유라시아 횡단을 해보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배를 타고 건너가서 베이징부터 광저우까지 중국횡단을하고 동남아를 한바퀴 돈 다음, 인도를 지나 중동을 거쳐 터키까지 가는 코스였다. 여행하는 생각만으로 즐거웠고, 별로 현실성있게 생각하진 않았다.

  세계여행을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된 건 시험준비를 시작하게 된 다음부터, 그러니까 2011년 말쯤 부터인것 같다. 원래 2011년 겨울에 터키를 가고싶었는데 시험준비때문에 못 가게 되었다. 그리고 시험계획을 짜던 도중 내가 2013년 여름에 합격하면 2014년 여름에 졸업을 할 수 있고, 유예만 성공한다면 2014년 여름부터 2015년 초까지 시간이 완전히 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때부터 세계여행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고, 시험공부에 있어서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작년에 떨어졌으면 올해 한번 더 시험을 치루어야 하고, 올해 붙더라도 여행은 못가고 바로 연수원에 들어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험에 붙었고, 작년 1월부터 세계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한번 씩 건너는 여행을 세계일주라고 정의한다면, 내 여행은 세계일주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엔 세계일주 바이블이라는 책을 보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세계일주가 어떤 개념인지, 사람들은 어떻게 세계일주를 다녀오는지 등등..

 

처음의 루트는 인도 - 남아프리카 - 남미 - 이스터섬, 뉴질랜드 - 동남아 였다. 인도, 남아프리카, 남미는 항상 가고싶었던 곳이고, 이스터섬은 세계일주 바이블 책에서 엄청 강조하길래 넣어봤다. 그리고 동남아는 1월에 와야 날씨가 안 덥고 좋기 때문에 넣었다. 그런데 이 일정대로 항공권을 찾다보니 너무 비싸게 나오는 것이었다.. 분명히 가이드북에는 400만원이면 세계일주 항공권을 구할 수 있다고 써 있었는데, 실제로 항공사 사이트에 가서 알아보니 600만원도 넘게 나왔고, 제휴 항공사끼리만 되는 거라서 가지않는 곳도 많았다. 특히 남미-뉴질랜드 구간이 비싸게 나왔다.

 이스터섬과 뉴질랜드를 빼고 미국을 넣게 된 것은 남미로 넘어갈 때 페루-칠레-이스터섬-뉴질랜드 노선보다 페루-미국-뉴질랜드 노선이 훨씬 싸다는 것을 알게 된 다음부터이다. 그럴 바엔 이스터섬을 굳이 갈 필요도 없을 것 같고, 반응도 그렇게 좋지 않아서 차라리 미국을 가는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현재 결정된 일정은 인도 - 남아프리카 - 남미 - 북미. 1월이되면 곧 연수원에 입교할 교육생으로서 할일이 많아지기 때문에 늦어도 1월 중순까지는 돌아와야 했다. 그래서 졸업식 이후 8월 말부터 1월 초까지 4달 반정도 일정을 잡고 세부일정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실 비행기표 예약한 것이 거의 전부이다. 비행기표만 예약하면 여행의 반은 된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고, 세부 일정을 짜는 것은 장기여행에서 하면 안되는 일이라는 조언을 받았기 때문이다. 2월부터 비행기표 예약에 심혈을 기울였다. 세계일주 항공권을 과감히 버리고 따로따로 항공편을 예약하기 시작했다. 그렇게하면 400만원도 안 나올 것 같았다. skyscanner랑 항공사 사이트들을 이용해 각종 비행기 노선들을 찾는 건 꽤 재미있었다. 스트레스해소용으로 틈틈이 함.. 인도로 가는 것도 직접가는 노선을 이용하는 것보다 서울-방콕, 방콕-델리를 따로 끊는 게 더 싸다는 것도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서울-방콕, 방콕-델리, 델리-케이프 타운, 요하네스버그-리우 데 자네이루, 샌프란시스코 - 서울 총 다섯개 노선을 예약했다. 남미에서 미국 넘어가는 건 어떻게 될지 몰라 아직 예약을 안 했다.

 비행기 표 말고도 신경쓴 건 아프리카 투어였다. 아프리카를 가 보고는 싶었지만 도저히 혼자 다닐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알아본 것이 여행사를 통한 프로그램이었다. 아프리카 현지에서 트럭 투어를 하는 업체들이 있어서 몇 군데를 비교해가면서 알아보았다. 그리고 나는 Nomad Tour의 남부아프리카 5개국 투어 21일코스를 신청하기로 했다. 세렝게티와 킬리만자로가 있는 탄자니아 쪽도 둘러보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남미를 둘러볼 시간이 없을 것 같았다. Nomad쪽에 직접 신청할까 하다가, 우리나라에 중개업체가 있는 것을 보고 그쪽을 통해 예약했다. 필아프리카라는 곳이었다. (www.feelafrica.co.kr) 필아프리카에서 잘 챙겨줘서 만족스러웠다.

비행기표와 아프리카 투어를 예약한 다음에는 딱히 할게 없어서 7월 초까지는 별다른 준비를 안 했다. 그 다음부터 할 게 많아서 틈틈이 준비를 했다. 예방접종도 많이 맞아야 했고, 가방도 사고, 가방안에 넣을 준비물도 사고, 옷도 사고, 비자도 받았다. 책도 사서 읽었다. 하지만 미리 가이드북을 정독하진 않았다. 미리 예약하지 않아도 현지에 가서 알아보고 다녀도 된다는 것을 직접 느끼고 싶었다. 그전까진 여행할 때 모든 것이 준비되어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비슷한 것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이걸 깨 버리고 삶의 여유?를 찾고 싶었다.

그래서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까지도 가이드북은 가지고 있었지만 방콕에 뭐가 있는지 잘 알지도 못한 상태였다. 그렇게 세계일주를 시작했다.

(준비물 리스트는 별도로 올리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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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