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Day 5 (타이베이) - 다시 배낭여행 모드로
3.4 타이완 여행 5일차 in 타이베이
3.7 타이베이 용캉지에에서 작성
가족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날이었다. 4일동안 열심히 다녔는데도 아직 못 가본 데가 꽤 남은 걸 보면 타이베이도 볼게 참 많은 곳이다. 어제의 강행군으로 아침엔 푹 쉬고 마지막코스로 중정지니엔탕(중정기념관)에 갔다가 기념품을 사러 타이베이101에 다시 들르기로 했다.
장제스를 모신 중정기념관은 국부기념관과 함께 타이완의 슬픈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인데, 거대한 장제스 동상이 중국 본토를 바라보고 있는 것에서 역사의 비극이 느껴진다. 죽어서라도 본토로 돌아가고 싶었던 것일까? 장제스 동상 이외에 특별한 것은 없는 곳이었기에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타이완 기념품하면 바로 파인애플빵인 펑리수가 대표적인데, 펑리수도 맛이 제각각이라 싼 걸 사면 퍽퍽하고 맛이 없기 떄문에 우린 유명하다는 유잔신 펑리수를 사기 위해 먼 타이베이101까지 온 것이었다. 단단한 빵에 파인애플 쨈이 한가득! 차와 같이 먹으면 더 궁합이 좋을 것 같다. 여기저기 줄 것 사다보니 어느새 10박스나 되어버림..
타이베이101에서 아이스몬스터를 먹기 위해 평일 아침이라 썰렁한 백화점 거리를 가로질러 갔다. 아이스몬스터라는 이름답게 압도적인 빙수크기와 망고아이스크림, 냉동망고, 망고원액으로 만든 망고얼음까지 진짜 맛있었다. 특히 한국에서 맛볼 수 없는 망고얼음이 감동이었다. 망고 제철에 왔으면 하루에 하나씩 사먹었을텐데 그건 좀 아쉬운 부분.
숙소에 돌아와서 짐을 챙겨 부모님과 동생을 공항버스 타는데까지 배웅하고, 그렇게 가족들과의 4박5일이 끝나고 혼자하는 새로운 7박8일이 시작되었다. 다시 혼자가 되어 배낭여행객 모드로 돌아오니, 설레고 홀가분한 기분보다는 왠지 허전한 기분이 컸다. 왜 그럴까? 이제 혼자 다니는 것보단 같이 다니는 게 더 좋아서일까? 아니면 몸이 안 좋아서 그런 걸까? 이 찝찝한 느낌의 정체를 아직도 모르겠다.
타이베이 사는 친구와 네 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그 전에 새로 숙소를 잡고, 빨래를 맡기고, 유심카드도 새로 사야 해서 바빴다. 새로잡은 숙소는 홀로(holo) 호스텔이라는 타이베이 기차역 건너편 무슨플라자건물 22층에 위치한 숙소였는데, 오피스텔의 몇 개 방을 빌려서 운영하는 특이한 구조에다 방 시설도 별로이고 추워서 정이 가지 않는 곳이었다. 가격은 도미토리인데도 700원(우리나라돈으로 25000원정도)으로 왜 이렇게 비싼지.. 위치가 좋아서 그러려니 하고 오늘 하루만 보내고 빨리 벗어나야겠다 싶었다. 원래 가족숙소로 이곳을 예약하려고 했는데 예약 안 한게 정말 다행이다.
빨래방은 찾지 못해 빨래는 못하고 (다음날 아침에 골목길에 숨어있는 코인빨래방을 찾아서 성공했다) 심카드를 샀다. 3g 일주일 무제한에 7천원 통화+문자권이 35000원정도. 역시 인터넷이 되니 길도 찾고 모르는 것 검색도 하고 여행이 훨씬 편해졌다.
친구를 만나기로 한 곳은 그 친구가 나온 동오대학. 고궁박물원 가는 길에 있는 작은 대학교였는데 생각외로 그 친구는 여기서 일년만 다니고 시먼딩 캠퍼스에서 나머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여기 근처는 잘 모른단다… 친구는 스린 야시장을 가자고 했는데 내가 이미 갔다왔다고 하니 또 당황.. 그냥 근처에 가서 만두하나 먹고 얘기만 한 다음 일찍 헤어졌다. 반차내고 나 만나러 딴수이 근처 회사부터 여기까지 왔다는데 괜히 미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