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4 South America

칠레 Day7&8 (산티아고) - 칠레의 맛을 찾아서

Joon' 2014. 12. 8. 10:36

11.27 ~ 28 칠레여행 7,8일차 in 산티아고

12.5 저녁 볼리비아 우유니로 가는 길에서 작성

 

엘 칼라파테 갈 때의 교훈 덕분에 이번에는 공항에서 노숙을 할 때 푹 잤고, 덕분에 산티아고에서는 도착한 첫날부터 잘 돌아다닐 수 있었다. 산티아고는 사실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거쳐가는 도시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고, 실제로 별로 볼 게 많진 않아서 주로 맛있는 음식을 찾으려고 돌아다녔다.



 공항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내려서 호스텔까지 걸어가면서 시내구경을 좀 했다. 산티아고의 첫인상은 그냥 대도시 그 자체. 12시쯤 도착해 짐을 풀고 간단히 시내구경을 나섰다.



 

 먼저 찾아간 곳은 중앙수산시장(Central Mercado). 가이드북에도 추천되어 있고 칠레가 해산물이 풍부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엄청 기대하고 갔지만, 규모 면에서 우리나라의 큰 수산시장들에 비하면 너무 작은 사이즈여서 실망스러웠다.



  칠레 해산물을 먹어보기 위해 레스토랑에 가서 일단 앉, 론리플래닛에서 칠레에 가면 세비체Ceviche랑 피스코 사워(Pisco Sour)를 먹어보라고 하길래 Ceviche가 뭔지도 모르고 일단 시킴.

 



 음.. 이게 Ceviche인데, 일단 생긴게 죽같이 생겨서 첫인상부터 별로였고 생선살에 야채를 섞고 신맛나는 소스를 부은 오묘한 맛에다, 신 맛이 얼마나 센지 먹으면서 코끝이 마비되는 기분이어서 빵으로 중화(?)시켜가면서 먹어야 했다. 피스코 사워는 기대했던 대로 시큼한 칵테일 맛. Ceviche가 가격에 비해 실망스러워서 나중에 한번 더 시도해보기로 했다.


이건 칠레 국민음료라는 모떼 꼰 우에시요(Mote Con Huesillo). 옥수수와 비슷한 곡식에 설탕에 절인 살구를 부은 것인데, 옥수수에 복숭아통조림을 부은 맛이다. 옥수수가 시원한 젤리처럼 씹혀서 더울 때 먹기 좋고 오묘한 중독성이 있어서 몇 번 더 사먹음

길거리 식당의 메뉴. 보통 직장인들이 많이 먹는 식당인 것 같았고, 그냥 보통 서양식 메뉴라 별로 특별한 점은 찾을 수 없다.

 

비록 몇 시간이지만 산티아고를 돌아다니면서 느낀 건, 일단 물가가 비싸다는 거였다. 우리돈으로 지하철 1400, 햄버거세트 7000, 레스토랑에 앉아서 먹으면 15000~20000원은 쉽게 나오는데, 칠레가 그렇게 잘 사는 나라가 아닌데도 우리나라보다 물가가 비싸다는 게 이해하기 힘들다. (무슨 돈으로 이렇게 비싼 음식을 먹고 다니는거지?)

 

그리고 또다른 문제는 칠레 화폐단위가 우리나라랑 비슷해서, 칠레 1000페소면 우리나라 돈으로 2000원인데도 자꾸 천원만 쓰는 느낌이 들어 과소비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살 때는 왠지 싸게 사는 것 같지만 실제로 계산해보면 우리나라보다 더 비싸게 사는 경우가 많다.



 시내 중심부의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 대부분의 도시마다 아르마스 광장이 있길래 뭔지 찾아봤더니, 스페인식 도시계획에서 시내의 한 부분을 광장으로 만들어 외부의 침입시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무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아르마스 광장이라고 한다. 산티아고 아르마스 광장은 아쉽게도 공사중.



대성당도 공사중.ㅜㅜ



이 곳은 역사박물관인데, 칠레의 역사 자체가 짧아서인지 아니면 박물관에 신경을 많이 안 써서 그런지 정말 작았고, 한 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 크기였다.



정부 건물



시내 문화센터에 있던 상징물.

 

산티아고 시에서 산티아고를 문화가 풍부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박물관도 많이 짓고 문화센터나 공연장도 꽤 만들었다지만, 아직 리우 데 자네이루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산타 루치아라는 시내에 있는 작은 언덕을 올라가본다.

 



언덕 위에서 본 산티아고는 90년대의 서울을 떠올리게 했다. 90년대 서울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예전엔 이런 느낌이었겠구나..싶었다.



저녁은 점심에 먹은 세비체가 왠지 아쉬워서 가이드북에 추천된 세비체를 파는 식당으로 갔다. 너무 일찍갔는지 썰렁하지만.. 꿋꿋하게 혼자 앉아서 메뉴를 시켰다.



  두번째로 먹은 세비체는 점심에 먹었던 똑같은 메뉴가 맞나 싶을 정도로 180도 다른 모습이었고, 훨씬 맛있었다! 보이는대로 샐러드에 연어, 새우등 해산물을 섞어 주는데, 점심때보다 신맛도 덜해서 대만족.

 

 





두 번째 날.

 

          첫 날 대부분의 시내 주요장소는 다 돌아봤기 때문에 오늘은 볼리비아 대사관에 가서 우선 비자를 받고 성모마리아 상이 있는 전망대에 올라가는 게 목표였다. 다른 남미국가와는 달리 볼리비아만 들어갈 때 비자를 미리 받아놓아야 해서 귀찮게도 대사관까지 가야한다. (물론 안 받아도 국경에서 돈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



 

        메트로 Tobalaba역에서 큰 몰을 지나 다리를 건너면 나오는 초라한 볼리비아 대사관볼리비아 국기가 멀리서는 잘 안보여서 주소로 찾아갔다대사가 직접 비자 스탬프를 찍어주는 것 같은 미니 대사관이다. 블로그나 지인들 말로는 비자 받기가 쉽다고 해서 오전에 접수하면 오후면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더니 오마이갓.. 다음주 화요일 날 받으러 오라는 날벼락같은 얘기를 들었다. 원래는 비자를 오늘 받고 발파라이소를 12일로 다녀온 다음 월요일 아침에 떠나려고 했는데, 갑자기 이틀이나 시간이 붕 떠버려서 정신이 없었다. 이런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배낭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  이렇게 된 거, 발파라이소에서 아예 34일 푹 쉬다 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찝찝한 마음으로 대사관을 나왔다.



         대사관에서 청주에서 오신 한국인 부부를 만나서 오후동안 일정을 함께 했고, 덕분에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점심도 얻어먹을 수 있었다. 전체적인 일정이 비슷해서 여행 내내 자주 보게 될 것 같다. 이렇게 밥을 얻어먹을 때마다 나도 나중에 여행을 다니다가 배낭여행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꼭 밥을 사줘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같이 맥주랑 피자도 먹고, 산티아고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산 크리스토발 언덕에 올라간다. 시간이 되면 걸어서 등반하고 싶었지만 올라가는 길을 못 찾아서 어쩔 수 없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



          리우에 예수상이 있다면 여기엔 성모마리아 상이 산티아고를 굽어보고 있는데, 동상 자체는 예수상만큼 멋지지만 뒤에 송전탑이 경치를 완전 버려놓아서 실망스러웠다. 관리도 하고 마케팅을 많이 하면 충분히 산티아고의 명물이 될 수 있을텐데 아직까지는 유명세를 타지 못했는지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썰렁하기만 하다.




  성모마리아 상보다 내 눈길을 잡아끈 것은 바로 이 납골당이었는데, 이곳 사람들이 어떻게 망자를 보내고 기억하는 지 직접 볼 수 있어서 관광객으로서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돌아오는 길.


 금요일이라 불금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거리는 정신이 없다. 확실히 브라질/아르헨티나에 있다가 칠레쪽으로 오니 사람들이 키도 작아지고 피부색도 까무잡잡해진 느낌이다.



저녁에는 서민체험을 해 보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숙소 근처 햄버거 가게로 갔다 (사실 첫날 너무 밥먹는데 돈을 많이 써서 반성의 의미로..)



 햄버거에 구운 고기를 넣어서 정체가 애매한 슈하스코버거 + 사과주스. 이렇게 간단히 먹어도 7천원씩 나오는 이곳은 바로 산티아고다. 빨리 이 곳을 벗어나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