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Day1 (이과수) - 이과수의 또 다른 얼굴
11.13 아르헨티나 여행 1일차 in 이과수
11.18 새벽 엘 칼라파테 후지민박에서 작성
여행이 계속 될수록 사진 찍고 블로그 쓰는게 귀찮아지고 있다. 태국에서만 해도 사진기 항상 들고다니면서 여기저기 사진찍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지금은 잠깐 산책나갈때는 카메라도 안 들고가고, 꼭 찍어야 할 때 (독특한 풍경, 랜드마크 등)만 빼고는 잘 안찍게 되는 것 같다. 그만큼 주변에 좀 더 집중한다는 얘기일까. 블로그도 이동수단이나 일반적인 정보보다는 생각이나 느낌을 쓰는데 집중하게 된다. 어차피 정보나 이동수단은 올려놓은 사람들이 많으니 굳이 남들을 위해 올려놓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오늘은 이제 국경을 넘어 아르헨티나로 간다. 아침에 빵과 과일을 간단히 먹고 일본만화를 좋아한다는 네덜란드친구랑 얘기좀 하다가 나왔다.
브라질에서 마지막으로 먹는 빵지끼소.
브라질에서 버스를 타고 2천원에 30분이면 아르헨티나로 넘어간다. 가는길에 브라질 국경에 한번 들르고, 아르헨티나 국경에 한번 들르는데, 브라질 국경에서 내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이유는 모르겠음..) 브라질 국경을 그냥 지나치는 바람에 졸지에 브라질 불법출국자가 되어버렸다.. 나중에 다시 돌아가서 스탬프를 받았다.
내가 묵었던 호스텔. 직원들이 스페인어밖에 못하는 이상한 호스텔이었다.
아르헨티나로 넘어오니 언어랑 물가가 달라진 것이 확 느껴진다. 스페인어로 된 간판들,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들이 있고, 물가는 브라질의 2/3수준밖에 안되니 좀 숨통이 트이는 느낌. 아르헨티나하면 또 암환전을 빼놓을 수 없는데, 아르헨티나 정부에서 공식적인 환전을 금지시켜버려서, 공식환율(공식적인 환전을 금지시켰는데 공식환율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과 암환율이 50%정도 차이가 난다. 그래서 2014년 11월 현재 공식환율은 1달러당 8.5페소 정도 되고(1페소당 120원정도), 암환율은 1달러당 12~14정도 된다(1페소당 80~90원정도) 그러니 사람들은 당연히 달러를 들고가서 아르헨티나에서 암환전을 하고, ATM은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나도 돈이 부족해서 브라질 ATM에서 헤알을 뽑아 달러로 환전해 다시 페소로 바꾸었다. 암환전이라고 하면 엄청 위험한 뒷거래같아보이지만, 슈퍼나 옷가게에서 워낙 해주는 데가 많아서 별로 거부감이 없고 경찰들도 거위의 눈감아 주는듯 하다. (경찰 지나가는데 환전이요~외치는 사람들도 많다)
환전을 하고, 아르헨티나에 왔으니 역시 소고기를 먹어야지 하면서 스테이크를 파는 곳으로 갔다.
아르헨티나 소고기의 위엄. 만원짜리 스테이크인데 양이 엄청나서 다 먹고 거의 체할 뻔 했다. 사실 레스토랑에서 먹는 스테이크는 서비스비도 있어서 엄청 싸진 않고, 마트에서 파는 소고기가 정말 저렴하다.
아르헨티나쪽 이과수 입장. 이곳은 브라질과 달리 트레일 코스가 잘 되어있어서 산책하면서 폭포를 구석구석 구경하기가 좋다.
트레일 사진 몇 장. 정글 사이로 다니는 기분이라 아주 만족스러웠다.
트레일을 하다 보면 이렇게 폭포에 도착하게 된다. 브라질쪽과 비교하자면 브라질에서 보는 폭포가 더 웅장하고, 여긴 폭포와 주변 자연이 어우러져 좀더 수려한? 느낌이다. 아르헨티나 쪽에서도 악마의 목구멍을 볼 수 있는데, 가는 열차길이 무너지는 바람에 폐쇄되어서 못가본게 아쉬웠다.
마지막 사진은 폭포근처로 보트를 타고가는 사람들 사진이다. 저렇게 폭포를 가까이서 구경하는 투어가 있었는데, 돈에 비해 별로 매력적이지 않아서 타진 않았다.
생각보다 아르헨티나 이과수 구경이 빨리 끝나서 숙소에서 천천히 쉬고있었는데, 한국 부부를 만났다! 단체 패키지로 다니시는데, 다른일행들은 내일 버스를 타고 오고 두분만 비행기를 타고 먼저 오셨다고 한다. 원래 나 혼자 밖에나가서 샌드위치나 먹으려고 했는데, 두분 덕분에 소고기에 감자, 버섯, 나물무침까지 먹을 수 있었다. 한근에 6천원(!!)밖에 안하는 고급 소고기에 와인, 채소까지 먹으니 뜻밖에 횡재를 한 기분이어서 두분에게 너무 감사했다. 두분은 퇴직하시고 3개월간 미국-남미-유럽을 여행하시는 중이라고. 이렇게 퇴직이후 같이 여행다니는 부부를 보면 참 보기가 좋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만찬을 끝내고 아르헨티나에서의 첫날을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