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4 South America

볼리비아 Day 4&5 (우유니) - 우유니의 진짜 모습을 만나다

Joon' 2014. 12. 15. 13:04

12.8~9 볼리비아 여행 4,5 일차 in 우유니

12.12 볼리비아 코파카바나로 가는 버스 안에서 작성

 

12 8. 오늘의 계획은 하루종일 푹 쉬다가 저녁 8 버스를 타고 라 파즈로 가는 것이었다. 우유니는 나와 인연이 아닌가보다 하고 이미 물찬 우유니는 포기한 상태. 오전에 천천히 일어나 마을구경도 하고 기념품도 몇 개 샀다.

 

 

 

 

그런데 지나가다가 만난 한국인으로부터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바로 어제 우유니에서 물 찬 사진들을 찍었다는 것!! 우리가 봤을 때는 메마른 사막밖에 없었는데.. 알고보니 소금사막에는 1년 내내 물이 차 있는 저지대가 있는데 23일 투어나 당일투어는 그곳을 지나가지 않고, 선라이즈나 선셋투어를 해야지만 그 곳을 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미겔을 향한 묘한 배신감을 느끼며 버스를 하루 늦추고 오늘 저녁에 선라이즈, 내일 새벽에 선셋투어를 하기로 했다.

 

 

 여행사가 문 열기를 기다리며 동네 꼬마랑 놀아주는 중.. 네시에 선셋투어가 출발인데 세시에 여행사가 문을 열어서 다행히 한 시간 뒤에 탈 지프를 구할 수 있었다. 이 곳 투어 시스템은 7인승 지프 하나에 700볼이라 사람을 많이 구할수록 싸지는데, 다행히 마침 선셋을 하러 온 한국인 셋을 만나 여섯 명이 한 팀을 만들 수 있었다.

 

 드디어 선셋투어 출발! 네시에 출발해 사진찍다가 일몰보고 아홉시에 돌아오는 일정이다. 정말 물 찬 곳이 있을까 반신반의하면서 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기대했던 우유니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역시 우유니! 물이 찬 우유니는 내가 어제 봤던 우유니랑은 완전히 다른 곳이었다. 땅이 사라지고 눈이 가는 모든 곳이 하늘로 되어버린 우유니는 놀라움과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하늘이 땅에 비치는 것이 대체 뭐길래 이렇게 아름다울까 하면서 아름다움에 대한 짧은 고찰을 한 뒤, 물 만난 고기처럼 정신없이 사진을 찍어댔다.

 

 

 

 

 

 

우유니에서 멋진 작품사진을 찍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냥 아무렇게나 찍으면 잘 나올 줄 알았는데.. 경험상 멋진 사진을 찍으려면 물이 넓게 퍼져 있어야 하고, 물이 너무 깊으면 안 되고 (너무 깊으면 물결이 생겨서 그림자가 번지는 것 같다) 바람이 없어야 하는데, 건기라 물이 많이 없어서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위치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원래는 가이드가 최적의 장소를 찾아줘야 하지만, 우리 가이드는 급조되어서 그런지 사진 잘 찍기로 유명한 브리사 투어의 가이드였는데도 그냥 차 안에서 쉬기만 해서 -.- 우리가 직접 다른 지프들이 있는 곳으로 가자고 요구한 다음에야 다른 가이드들이 찾은 좋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아래는 해질녘에 찍은 사진들.

 

 

 

 

 

 

해가 지고 난 다음에는 별을 보기 위해 한 시간 정도 완전히 깜깜해지길 기다렸다. 불빛이 완전히 없는 우유니에서 바라본 별 또한 환상적이었고, 몇몇 별들은 물에 비쳐 마치 우주 한가운데 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카메라가 안 좋아 사진을 못 남긴 게 아쉬울 뿐..) 구름이랑 바람이 없었다면 더 놀라운 풍경을 보았을 텐데, 자연의 경이로움을 제대로 만끽하는 것은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9 돌아와서 네 시간 정도 자다가 새벽 두 시 반에 다시 선라이즈 투어를 출발. 별과 일출을 보고 일곱 시에 돌아오는 일정이다. 내심 다른 가이드가 오기를 기대했지만 어제랑 똑 같은 가이드 다행히 브리사 투어에서 한 팀이 더 가는데 그 가이드는 경험이 많은 것 같아 같이 따라가보면 좋은 장소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우유니 사막 안으로 들어가서 어제 밤과 같은 쏟아지는 별들을 기대했지만, 우리를 맞이한 건 환한 달이었다..ㅠㅠ보름에서 이틀정도 지난 날에 갔기 떄문에, 해가 뜰 때까지 달이 머리 위를 비추고 있어서 밝은 별들만 보이고 나머지 별들은 달빛에 가리고 말았다.. 바람도 많이 불고 추워서 그냥 동틀 때까지 차 안에서 두 시간정도 대기. 자이살메르 사막에서도 보름달이라 별 구경을 못했고 아프리카에서도 달 때문에 별을 많이 못 봤는데, 아무래도 별과는 인연이 없나보다.

 

우유니에 동이 트기 시작하고.. 해질녘과는 또 다른 우유니의 모습을 감상한다.

 

 

 

마침 우리랑 같이 간 다른 팀의 가이드가 브리사의 사진장인으로 유명한 조니(죠니?)였다!

덕분에 장인의 손길로 다양한 포즈의 컨셉사진들을 찍을 수 있었다. 보기엔 쉬워보였는데 막상 찍어보니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ㅋㅋ 게다가 조니는 장인답게 한 번의 완벽한 사진을 얻기 위해 10번 이상 사진을 찍어댔고, 그래도 고생한 덕분에 멋진 사진들을 많이 건질 수 있었다.

 

 

 

 

 

 

 

 

 

 선라이즈 투어도 끝나고 기분좋게 자다가 푹 쉬고 맛있는거 사 먹고 저녁 8에 라 파즈로 가는 버스를 탔다. 하마터면 놓칠 뻔 했던 아름다운 우유니를 볼 수 있어서 운이 정말 좋았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1월이나 2월에 한번 더 오고싶다. 남미에서 최고의 여행지를 꼽으라면 나에겐 파타고니아, 우유니, 그리고 마추피추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