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5 California

미국 Day 4~6 (그랜드캐년, 라스베가스) - 2박3일간 2000마일을 달리다

Joon' 2015. 1. 13. 03:22

12.27~29 미국여행 4~6일차 in 그랜드캐년, 라스베가스

1.11 저녁 샌프란시스코 Adelaide 호스텔에서 작성


  미국사람들의 차 사랑은 유별나다. 난 이모네 집에 이모부, 이모, 누나, 형 인당 하나씩 차가 있다고 해서 처음엔 사치인 줄 알았는데, 차가 없으면 아무데도 못 가니 없으면 안 되겠더라. 여기는 차는 살아가는데 필수품이면서(대중교통은 돈 없는 사람들만 탄다고..) 원하는 대로 꾸미고 자기 개성을 나타내는 사치품도 되는 것 같다. 많은 미국사람들 소원이 은퇴하고 캠핑카하나 사서 여행하면서 사는 것이라니 얼마나 차에 대한 애정이 강한 지 알 수 있다. 


  

  이건 이모부가 직접 개조한 밴. 오늘부터 2박3일간 가족들이 같이 그랜드캐년과 라스베가스를 다녀오기로 했다. 조카 온다고 일정 맞춰주신 이모, 이모부와 사촌 형누나에게 고마울 뿐이다. 가족이 없었다면 혼자 또 비행기타고 버스타고 하면서 힘들게 갔겠지.. 


  첫날은 그랜드캐년 근처의 Flagstaff라는 마을까지 계속 달리기만 한다. Menifee부터 무려 438마일, 700km쯤 되는 거리를 이모부, 형, 누나가 번갈아가면서 운전한다. 여럿이 운전하니까 좋긴 좋구나. 한국가서 나도 빨리 운전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미국 도로는 넓고 커브가 별로 없이 쭉 뻗어있어서 그런지 제한속도도 빠른곳은 시속 75마일(130km) 정도로 차들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빠르게 달린다.   


 

  중간에 들린 미국의 전통음식(?) 맥도날드. 다른 나라같으면 맥도날드는 거들떠보지도 않았겠지만 미국에 왔으니 햄버거의 원조를 찾아서 이런저런 햄버거를 먹어보기로 했다.

 

 

  한국 빅맥보다 더 클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다른 점이 없어서 놀란 미국 빅맥. 또 하나 놀랐던 건 음료를 시키니 컵만 주고 내가 알아서 먹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직접 어떤 음료를 먹을지 말해줘야 하는데, 왜 다른건지 궁금하다. 혹시 우리나라는 음료 리필기계를 밖에 놓으면 몰래 먹는 얌체족들이 많아서 그런걸까? 


  

  점심은 캠핑장에서 찌개랑 불고기를 요리해 먹었다. 차가 많고, 레스토랑 음식값이 비싸고, 땅이 넓어 숙소나 휴게소가 자주 있을 수가 없어서 그런지(나름대로의 이유분석) 가는 길엔 캠핑장이 참 많이 보였다.



  이건 영국에 있는 디자인 그대로 따 왔다는 런던 브릿지 공원. 날씨가 춥고 밤이라 많이 보진 못했다. 세 시간을 더 달려 Flagstaff에 도착했고, 그렇게 첫 날은 마무리되었다.




  둘째날, 아침부터 일찍 차를 달려 그랜드 캐년으로 간다.


 

  입장료를 사람 단위가 아니라 차 단위로 받는다. 이것도 미국인들의 차 사랑의 일부분일까? 조금 더 차를타고 들어가니.. 드디어 그랜드 캐년 등장! 



  Wow. 정말 멋있었다. 어떻게 이런 자연이 존재할 수 있는 건지 놀라움 그 자체. 나미비아에서 나름 넘버투라는 피쉬리버캐년을 가봤지만, 그랜드캐년의 위엄에는 반도 못 미치는 것 같다.



 열심히 사진찍기에 바쁘다.



  박물관에서 보니까 그랜드캐년은 바다밑에 오랜 시간동안 쌓인 암석층이 바다 위로 솟은 다음 강이 흐르면서 암석층을 깎아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여러 자연현상들이 합쳐져서 지금의 모습을 만들어 낸 셈이다.

  




  시간만 많다면 저 밑에 가서 캠핑도 하고 직접 협곡을 걸어보고 싶지만, 그건 다음 기회에..(다음 기회가 오긴 오겠지?)



  점심은 곱창전골(!)과 군만두. 미국 온 다음 매일 꼭 한끼는 한식을 먹고 있다. 한국음식 먹고있으면 내가 지금 미국인지 한국인지 헷갈린다.

  

   

  점심을 먹고 바쁘게 라스베가스로 향한다. 일정이 빠듯한만큼 쉴새없이 움직여야 한다. 이번엔 250마일정도의 드라이브라 라스베가스에 도착하니 저녁 6시쯤이 되었다.


 

  네바다 사막 위에 세워진 유흥의 도시(?) 라스 베가스Las Vegas는 여러모로 두바이를 닮았다. 아무것도 없는 사막에 세워진 고급 호텔과 리조트, 빌딩들. 두바이에는 금융이나 비즈니스용 건물들도 많이 있지만 여기는 완전히 노는 것 뿐이다. 가기 전에는 몰랐는데 호텔마다 공연, 식당, 카지노를 같이 하는 복합(?)시스템이라 호텔방은 의외로 싸다고 한다 (하지만 절약한 방값은 카지노로..)



 라스베가스에서는 1박2일을 하기로 되어 있지만 내일은 아침에 바로 떠나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5~6시간만에 쇼, 뷔페, 관광까지 끝내야 하는 빠듯한 일정이었다. 007작전처럼 밴에서 내려 티켓을 교환하고, 바로 Rio라는 호텔의 해산물 뷔페로 갔다.



  저녁식사는 또 하나의 전쟁이었다. 바로 게살과의 전쟁이라고 이름붙이고 싶다.. 시간은 쇼 시작까지 40분정도 밖에 없는데, 일단 돈 내고 뷔페를 들어왔으니 비싼거 많이 먹자 해서 킹크랩을 엄청나게 많이 가져왔다. 먹고 나면 어느새 다시 다른사람이 크랩을 가져와서 내 접시에는 40분 내내 게다리가 끊이지 않았고, 정말 첫 접시를 가져온 이후부터 계속 앉아서 전투적으로 게 다리를 씹고, 자르고, 먹고, 먹고, 또 먹었다. 맛있어서 많이 먹긴 했지만 이제 당분간은 게는 안먹을 것 같다. 



   라스베가스에 오면 당연히 한번 쯤은 보게되는 태양의 서커스. 우리나라에서는 오리지날 서커스처럼 천막쳐놓고 하더니 여기선 그냥 호텔 공연장에서 한다. 태양의 서커스가 확실히 유행인지 10개정도 되는 쇼가 베가스에서 매일 펼쳐지고 있었다. 그 중 하나인 미스테레Mystere를 미리 예약해서 봤는데, 영상으로는 예전에 봤어도 역시 직접 보는건 다르다. 베가스에서 쇼 보기 성공!

 


  마지막으로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시내에 있는 LG가 설치했다는 공중 전광판을 보러 갔다. 베가스는 도로 하나에 다 몰린 작은 마을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꽤 컸다.



  숙소로 들어와서 짐을 놓고 카지노를 즐기러 나왔다. 강원랜드에 가본적이 없기 때문에 카지노라는 곳을 가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난 카지노라고 하면 음침한 지하에 폐인같은 사람들이 담배하나씩 물고 도박을 하는 모습을 상상했지만, 그런건 영화에나 나오는 이미지일 뿐이고 실제로는 호텔 로비에 엄청 크게 있는게 대부분이라 훨씬 더 친근(?)했다.눈에 잘 띄는 곳에 있어야 사람들이 많이 오니까 그런가보다. 


  슬롯머신은 재미도 없고 할수록 돈을 잃을게 뻔하니 테이블에서 하는 블랙잭을 조금 해 보기로 했다. 판돈이 무려 10달러..예상은 했지만 한판에 몇만원이 왔다갔다하니 괜히 새가슴처럼 긴장 잔뜩 했다. 50달러만 가지고 시작해서 몇판만 져도 바로 접고 슬롯머신으로 가야했는데..다행히 사촌형이 많이 도와줘서 20달러 땄다 ㅋㅋ 두배 넘게 불렸다가 몇판 져서 다시 잃음.. 처음 시작할땐 본전만 찾아도 성공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돈을 따고 나니 잃기 아깝더라. 도박은 역시 무서운 것이었다. 베가스에서 놀기에는 아직 돈이 없어서,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와야지. 


  라스베가스에는 중국인들이 참 많았다. 여행다니면서 중국사람들은 거의 못만났는데 돈 많은 중국사람들은 다 여기에 몰려있는듯. 이모부 말로는 중국인들이 돈을 많이 쓰기 때문에 라스베가스 호텔마다 꼭 중국식당과 중국말 하는 직원이 있다고 한다. 내 옆테이블에도 백인여자 둘이랑 같이 노는 술취한 중국인 아저씨가 있어서(지갑에 100달러짜리가 한가득) 신기하게 지켜봤다. 




  다음날은 바로 달려서 다시 집으로 왔다. 이집트 컨셉으로 만든 라스베가스의 룩소르 호텔을 보며 돈이 넘쳐나면 별짓을 다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짧은 그랜드캐년과 라스베가스 구경은 마무리되었고, 이제부턴 본격적인 LA 시내 구경!